매일신문

"나 투표했어요" 필리핀서 시집온 미르나씨

"나 투표했어요."

남편과 시부모를 모시고 31일 오전 봉화읍 내성 초등학교 체육관에서 투표를 마친 외국인 주부 멘도자 미르나(30·봉화군 봉화읍 내성리·필리핀) 씨는 "한국에 시집와 아들도 낳고 선거까지 하게 돼 정말 한국인이 된 것 같다."며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지난 2000년 필리핀에서 봉화에 사는 방건승(40) 씨에게 시집 온 미르나 씨는 "난생 처음 투표에 참가하게 돼 가슴이 벅찼다. 2004년 17대 총선(2004년) 땐 남편과 달리 나는 투표권이 없어 차별 대우 받는 것 같아 무척 속 상했다."고 회고했다.

남편 방 씨는 "지방선거 사상 최초로 외국인 투표가 가능해져 아내와 함께 투표에 참가할 수 있었다. 시집온 뒤 5년 만에 주권을 행사해 정말 기뻐하더라."고 말했다.

"선관위에서 투표에 참여하라는 전화도 받았다."는 미르나 씨는 "남편과 공보물을 꼼꼼히 살펴본 뒤 평상시 외국인을 잘 보살펴 주는 사람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국 이름(여유진)으로 된 주민등록증을 자랑하던 미르나 씨는 "남편이 누굴(?) 찍었는지 절대로 말하지 못하게 했다."며 여유있게 웃기도 했다.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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