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갑·조해녕·김범일.
1995년 이후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으로 뽑힌 이들 세 명이 적젆은 공통점을 지녀 화제다. 같은 고등학교를 나오고, 행정고시 출신에 중앙부처에서 요직을 두루 거치는 등 서로 닮은 점이 여러모로 많은 것.
250만 대구 수장으로 선출됐지만 세 명 모두 대구출신이 아니라는 점부터 흥미롭다. 김범일 대구시장 당선자는 예천 출신, 조해녕 대구시장은 경산 출신이다. 문희갑 전 대구시장은 달성 출신이지만 그가 태어났을 무렵엔 달성은 엄연히 경북이었다. '지천명'인 50대 후반의 나이에 대구시장으로 뽑힌 것도 매한가지.
또 세 사람 모두 경북고를 졸업했고, 행정고시를 통해 공직에 첫 발을 내딛었다. 더불어 관료로 중앙부처에서 승승장구했으며, 청와대 근무경험이 있는 점도 닮았다. '일벌레'란 점도 공통점으로 꼽히고 있다.
김 당선자는 서울올림픽조직위 사업과장을 맡아 코카콜라 등 세계적 기업들을 유치, 능력을 인정받았고 총무처 출신임에도 최장수 행정자치부 기획관리실장을 지냈다. TK출신이면서 DJ정권에서 차관급인 산림청장을 역임한 것도 그의 탁월한 업무능력 덕분이란 평가다. '행자부의 왕발'이란 별명은 그의 친화력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조 시장은 총무처와 내무부 등 두 번의 장관에다 내무부 지방행정국장, 기획관리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내무부 지방자치체 기획단장을 맡아 지방자치 출범의 산파역을 맡았으며 탁월한 능력으로 '조조'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문 전 시장 역시 장관급인 청와대 경제수석, 경제기획원 예산실장 등을 거쳤다. 그의 별명은 '문핏대','혈죽(血竹)'.
대구시장이 되기 전에 대구와 먼저 '인연'을 맺은 것도 흡사하다. 김 당선자는 조해녕 대구시장의 권유로 정무부시장을 2년 8개월 동안 맡았으며, 조 시장은 대구시 기획관리실장과 관선 대구시장을 역임한 바 있다. 문 전 시장은 1993년 대구 서구갑 선거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적이 있다.
세 사람의 좌우명도 엇비슷하다. 김 당선자는 "성실과 정도.", 조 시장은 "좋은 것이 좋은 것이 아니고 옳은 것이 좋은 것이다.", 문 전 시장은 "꺾일 지언정 굽히지는 않는다."로 경상도 선비 특유의 꼿꼿한 기질을 갖고 있는 것이 마찬가지다.
취임 후 경제시장을 표방한 문 전 시장은 이후 환경, 문화시장을 캐치프레이즈로 내세웠다. 조 시장은 대구를 국토 동남권 수도로 만드는 데 노력을 해왔다. '첨단도시 일류 대구'를 모토로 내세운 김 당선자가 앞으로 4년 동안 닮은 점이 많은 두 전·현직 시장과 같은 길을 걸을 지, 아니면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지 취임 후에 펼쳐질 그의 행보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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