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3년 미군 철수로 이어진 '블랙 호크 다운'의 아픔을 겪은 미국이 소말리아에서 또 한번의 좌절을 겪게된 것일까?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에서 이른바 '반(反)테러연맹(ARPCT)'과 교전을 벌여온 소위 이슬람법정 소속 군벌(JIC)이 5일 승리를 선언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JIC 지도자인 셰이크 샤리프 셰이크는 이날 현지 라디오 방송이 전한 성명에서모가디슈가 그들에 의해 완전 장악됐으며 이제 충돌은 끝났다고 주장했다. 앞서 JIC 소속 민병대는 전날인 4일 모가디슈 북부에 위치한 ARPCT의 전략적 요충지 발라드를 공격, 점령했으며 ARPCT 결성을 주도한 군벌 지도자 모하메드 카냐레가 부하 전사들과 함께 현지를 탈출, 모가디슈에서 북쪽으로 90㎞ 떨어진 조와르쪽으로 향한 것으로 목격자들은 전했다.
과도정부에서 치안장관을 맡고 있는 카냐레는 자신의 근거지인 모가디슈 남부데이닐레에서 전사들을 이끌고 발라드 군벌 무세 수디 얄라후에 합세했으나 전투에서 패퇴, 탈출했다. 발라드는 ARPCT에 대한 병참 지원 통로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에 따라 JIC측은 모가디슈에 잔존하고 있는 APRCT측 민병대들로부터 공식 항복을 받아내기 위한 회동을 갖고 있는데 데이닐레 지역의 경우 이미 투항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냐레 소속이었던 민병대들이 5일 오전(현지시간) 픽업트럭에 기관총을 장착한25대의 전투차량을 이슬람군벌측에 넘긴 것으로 AFP 통신은 목격자를 인용해 전했다.
이런 가운데 과도정부는 카냐레와 얄라후 등 ARPCT측 군벌 지도자 4명을 과도정부내 각료직에서 해임했다. 얄라후는 과도정부에서 통상장관을 맡고 있었다. JIC는 지난 2월부터 4개월동안 ARPCT와 모가디슈 장악을 위한 치열한 전투를 벌여왔으며 이 과정에서 최소 300여명이 숨지고 1천5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으며 수천명 이상의 주민들이 집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대피했다.
ARPCT는 그동안 미국으로부터 재정 등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미국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부정도 시인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로 다만 알-카에다 등 테러세력과 대항하는 "책임있는 인사"들과 함께 할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그러나 과도정부 압둘라히 유수프 대통령은 미국이 ARPCT를 지원하는 것은 소말리아 정정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으며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정부가 이들을 비밀리에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의 지원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지난 93년 반군 지도자를 체포하려는 작전수행중 블랙 호크 헬리콥터 2대가 추락하고 18명의 군인이 사망, 결국 소말리아에서 부대를 철수시킨 미국이 또 한차례의 좌절을 맛보게된 셈이다.
한편 지난 2일엔 모가디슈에서 5천명의 주민들이 반미(反美) 구호를 외치며 거리 시위를 벌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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