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드보카트호, '결전의 땅' 독일 입성

'끝나지 않은 신화'를 완성하러 왔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전 국민의 염원을 벅찬 가슴에 안고 '결전의 땅' 독일에 입성했다.

아드보카트호는 1차 베이스캠프인 스코틀랜드 글래스고를 떠나 7일 오전 0시15분(이하 한국시간) 독일 '쾰른-본 국제공항'에 발을 내디뎠다.

전세기 편으로 1시간15분 동안 바다를 가로질러 '유럽 대륙의 심장부'로 날아온 23인의 월드컵 태극전사들은 저마다 가슴 팍에 자랑스러운 태극호의 결의를 아로 새긴 채 트랩을 내려왔다.

오는 13일 오후 10시 프랑크푸르트 코메르츠방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토고와 본선 첫 경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일주일.

더 이상 물러설 수도, 물러서서도 안되는 결전의 시간이 눈앞에 다가왔다.

서울시청앞 광장을 비롯해 전국을 '붉은 물결'로 뒤덮을 4천만 고국 팬들의 함성과 기(氣)가 이역만리 이 곳 쾰른까지 전해진 분위기다.

태극전사들은 아드보카트 감독, 핌 베어벡, 압신 고트비, 홍명보 코치의 뒤를 따라 전세기 트랩에서 내리자마자 독일월드컵 대회 조직위원회가 제공한 공식 전용버스를 타고 쾰른 교외 베르기쉬-글라드바흐시 카데텐슈트라세에 마련된 숙소인 '그랜드호텔 슐로스 벤스베르크'로 향했다.

보안상 문제를 감안한 조직위의 방침에 따라 쾰른-본 국제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오지 않고 곧바로 계류장에서 숙소로 옮겨가는 이동 방식을 택했다.

선수단은 호텔 체크인에 앞서 베르기쉬-글라드바흐시 시장의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쾰른 교외의 이 소도시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태극호를 전 주민의 열성을 모아 따뜻하게 맞이했다.

아드보카트호에게 앞으로 토고전까지는 단 일곱 차례 훈련의 기회만 남아있다.

7일부터 울리히-하버란트 슈타디온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하는 대표팀은 8일만 오전.오후 두 차례 훈련을 실시하고 나머지 닷새 간은 한번씩 훈련 타임을 갖는다.

지난 달 27일 인천국제공항을 떠나온 태극전사들은 이미 글래스고에서 귀중한 열흘 간의 시간을 보냈다.

노르웨이 오슬로와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치른 두 차례 유럽 현지 평가전에서 노르웨이와 득점없이 비기고 가나에 1-3으로 완패해 비록 성적표가 좋지는 못했지만 강팀에 대한 적응력을 어느 정도 길렀다.

유럽 현지의 시차와 기후에도 적응력을 높였다. 습기가 많은 잔디 그라운드에도 완전히 적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남은 과제는 아드보카트 감독이 가나전 직후 인터뷰에서 지적했듯이 '예리한 플레이를 살려내고 조직력을 가다듬는 일'이다.

아드보카트호의 최고참 이운재(수원)와 최진철(전북)도 "결전 직전까지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당면 과제"라고 입을 모았다.

아드보카트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는 토고의 전력 분석을 사실상 마무리짓고 구체적인 당일 실전 전략을 짜내기 시작했다.

아드보카트 감독에게 남은 가장 큰 숙제는 토고전에 과연 어떤 '베스트 일레븐'을 내보내 돌파구를 마련할지다.

가나전에 선보인 선발 라인업 중 상당수가 토고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왼쪽 윙포워드와 미드필더 한 자리는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태극전사들의 컨디션 지수에 따라 아드보카트 감독의 최종 낙점이 결정될 전망이다.

태극호의 전사들에게 드디어 전쟁은 시작됐다.

이제 더 이상 다른 훈련지를 찾아 이동할 일도 없다. 오로지 결전의 땅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최상의 경기력을 만들어내는 일만 남았다. 가장 큰 적은 경기 직전에 찾아오는 부상이다. 부상을 막아내면서 실전 감각을 120%까지 끌어올리는 지혜가 23인의 태극전사 모두에게 요구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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