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월드컵의 창] 차붐 플래카드 거리응원 준비 끝

월드컵 개막을 하루 앞두고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전날까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던 레버쿠젠시와 뒤셀도르프 인근 메트만시는 승용차들이 독일기를 달고 다니고 거리 벽화가 내걸리는 등 월드컵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

한국팀의 훈련장이자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구단 바이엘 레버쿠젠의 경기장인 바이아레나 구장 건너편 도로에는 이 도시가 추억하는 한국의 흘러간 스타 '차 붐(차범근)'과 태극 전사들의 모습, 브라질의 호나우딩요, 스위스의 알렉산데르 프라이 등의 모습이 담긴 거리 벽화가 내걸렸다.

이 곳은 레버쿠젠 한인회 등이 레버쿠젠시의 협조를 얻어 한국 팀의 경기가 열리는 날에 거리 응원을 펼치는 장소로 사용된다. 레버쿠젠과 인근 쾰른, 뒤셀도르프, 아헨 등지의 교민들은 10일 대표팀의 공개훈련에 나가 성원을 보내는 한편 한국팀의 경기가 열리는 날에 이 곳에 모여 선수들에게 승리의 기를 불어넣기 위한 뜨거운 응원을 펼칠 계획이다.

뒤셀도르프에서 17km 정도 떨어진 조용한 소도시인 메트만시도 월드컵 분위기를 내고 있다. 한국 취재진의 숙소가 있는 메트만시의 트레프 한자 호텔은 로비에 각 국 국기와 유니폼 등을 전시했으며 이 곳의 일부 시민들은 독일 국기를 차량에 걸고 다니고 있다.

메트만시의 패스트푸드점에서 일하는 중년의 터키인은 한국 기자들을 보자 자신이 터키인이라며 매우 반가와했으며 이번 월드컵에서 터키는 경기를 하지 못하지만 형제 국가인 한국의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인이 별로 없는 메트만시에서 독일인 남편과 함께 28년째 조용히 살고 있는 함춘옥(55) 씨도 "한국이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때처럼 좋은 경기를 펼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함씨의 이웃인 한 독일인은 독일팀 응원용 모자와 국기 등을 들고 퇴근, 코스타리가와의 개막전은 입장권이 비싼 데다 구하기도 어려워 직접 보러 가지 못하지만 가족들과 함께 응원 복장을 하고 집에서 TV를 보며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독일 nTV 등 방송매체들은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을 대폭 늘리면서 역대 월드컵 개막전 이변과 함께 한국팀의 놀라운 4강, 인상적인 거리 응원 화면 등을 내보내기도 했다.

월드컵이 다가온 독일의 다양한 사람들은 그 열기 속으로 들어가며 축제를 즐길 준비를 하고 있다.

레버쿠젠(독일)에서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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