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월드컵 예상

지난해 9월 실시한 독일 월드컵 관련 설문조사에서 국민들은 한국 대표팀의 16강 진출 가능성에 대해 응답자의 48.4%가 부정적인 전망을 했다. 이 시기는 대표팀의 성적이 나빠 본프레레감독 교체설이 분분하던 때였다. 우여곡절 끝에 아드보카트 감독을 새로 영입한 이후 대표팀의 성적이 좋아지자 한국팀의 월드컵 성적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가 점차 높아지기 시작했다.

○…지난 4월 한 조사에서는 16강 이상 진출을 예상한 사람이 89%에 이르렀다. 16강쯤이야 하는 자신감은 대표팀의 경기 성적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일정 수준을 유지해 왔다. 지난달 하순 실시된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5.3%가 16강 이상의 성적을 낙관했다. 전체 응답자 중 29.5%가 16강, 24.5%는 8강, 5.4%는 4강, 3%는 결승 진출을 최종 성적으로 예상했다. 희망사항이 포함됐겠지만 우승을 점친 사람도 13.1%나 됐다.

○…국민 4명 중 3명이 16강 진출을 가볍게 여길 정도로 장밋빛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지난 4일 대표팀이 가나와 가진 최종평가전에서 3대 1로 완패하자 기존 전망은 일시에 급전했다. 최근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진행 중인 설문조사에서 16강 진출 가능 응답자가 20%대로 폭락한 것이다. 반면 16강 진출이 어렵다는 응답은 70%대를 넘나들고 있다.

○…언제나 예상을 깬 이변은 있을 수 있다. 지난 1950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축구 후진국 미국이 축구의 종가 잉글랜드를 1대 0으로, 1966년 잉글랜드에선 북한이 이탈리아를 1982년 스페인에선 알제리가 서독을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선 세네갈이 프랑스를 각각 물리쳐 파란을 일으켰다. 2002년 한국의 4강 사상 최고의 이변으로 꼽을 수 있다. 이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

○…USA투데이 인터넷판은 9일 16강에 오르려면 첫 경기를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보도했다. 지난 1994년 미국, 1998년 프랑스, 2002년 한일 월드컵 등 세 차례 월드컵을 분석한 결과 1차전을 이긴 32팀 중 28팀이 16강에 진출, 확률이 87.5%에 달했다. 1차전을 비기면 16강 62.5%로, 1차전을 지면 15.6%로 뚝 떨어진다. 프랑스와 한일 대회만 놓고 보면 1차전을 지고 16강에 진출한 나라는 터키가 유일했다. 명장 히딩크는 한국팀의 예상 성적에 답하는 대신 국민들에게 "경기를 즐기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재열 논설위원 solan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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