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상주지역엔 '염불은 뒷전이고 잿밥에만 관심'있는 사람들이 있다. 5·31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당선증을 받은 지 불과 열흘밖에 안된 5대 상주시의원 당선자가 그들이다.
이들에겐 선거로 갈라진 민심을 추스리는 일은 남의 일이다. 주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를 파악하고 향후 4년간의 의정활동 방향을 모색하는 것도 바쁜 일이 아닌 것 같다.
개원 및 원 구성까지는 아직 많이 남았지만 의장을 비롯한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하는 게 먼저다. 벌써부터 물밑 다툼이 한창이다.
이 과정에서 '의회는 선수(選數)로 따진다' '지역사회는 선·후배라는 질서가 우선돼야 한다' '50m 앞서 달린다고 결승선을 먼저 통과하란 법 없다'는 등 '귀에 걸면 귀걸이'식의 각종 논리가 판을 친다.
'시장 당선자와 같은 고향에 친구 사이이면 집행부 견제기구인 의회 수장으로는 부적합하다' '제일 어린 사람이 어떻게 선배들을 이끌 수 있나?' '의장은 주민대표 기구의 상징적 인물인데 초선이 어떻게 하나' 등 흠집내기도 공공연하다.
주민들은 이들의 자리 싸움에서 의회의 위상과 기능, 의회 지도부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찾아 볼 수 없다며 한숨을 토해내고 있다.
이처럼 당선자들 간 경쟁이 주민들로부터 비판을 받자 한나라당이 직접 불끄기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기초의원 정당공천제의 첫 결실을 맛볼 시기에 소속 의원들 간 싸움으로 당 역할 한계론이 나올까 우려해 기초의원들을 다잡을 태세다. 하지만 '의원들끼리의 자유로운 논의를 존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등 기초의회를 중앙정치와 분리해야 한다는 반발도 있다.
새 시장과 함께 지난 10년의 지역 침체를 털어내야 할 이들이 너무 빨리 권력의 달콤함에 빠지는 게 아닌지 염려스럽다. 이제라도 선거기간에 약속한 지역발전에 대한 초심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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