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그리 복서'란 말이 있던 시절, 권투는 온 국민을 하나로 묶어주는 일종의 제의였다. 안방에서든 해외에서든 작은 흑백TV를 둘러싸고 장면 하나하나를 지켜보게 만들었다. 1966년 6월 25일 오후 10시 20분 한국 최초의 프로복싱 세계챔피언이 탄생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함경남도 북청 출신으로 1·4후퇴 때 열 살의 나이로 월남한 가난한 소년 김기수는 가난 속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세계 무대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특히 이날의 승리는 아마추어 전적 88전 중 유일하게 1패를 안겨준 이탈리아의 숙적 니노 벤베누티를 상대로 거둔 것이라 더욱 값졌다.
김기수 선수를 후원했던 박정희 대통령까지 직접 관전했던 이 경기는 승리를 점치기 힘든 경기였다. 양 선수 모두 비슷한 기량으로 맞받아친 경기는 오후 10시가 지나 15회전이 모두 끝났다. 심판 판정, 한국 심판은 김기수 승, 이탈리아 심판은 벤베뉴티 승으로 결정해 1대 1의 순간. 나머지 한 명의 주심이 68대 74로 김기수의 손을 들어주면서 역사적인 세계 챔피언이 탄생했다. 먹고살기 어렵던 시절 순간의 달콤함을 전해준 소식이었다.
▲1796년 제정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1세 출생 ▲2003년 부산·대구 지하철 노사 간 협상 타결.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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