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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김창제 作 '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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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

김 창 제

내 마음에 박혀 있는 나사

조이면 조일수록

서로가 단단해지는 힘

산이 푸르름을 당기고

하늘이 구름을 당기고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면서 조이고 있네

매양 오른쪽을 겨냥하면서 당기고 있네

세월에 헐거워진 사랑을 조이고

조금 행복한 일상을 조이고

그리운 곳으로 추억을 당기네

꽃이 꽃에게

사랑이 사랑에게

수나사는 암나사에게

암호 같은 날카로운 나사산으로 비벼간다

안개의 윤활유로 산은 매끄럽게 대지에 박히고

꽃은 붉게 나뭇가지에 박히고

내 사랑 심장에 박히고

조이면 조일수록 더 단단해지는 믿음

사회생활은 '너'와 '나'의 만남에서 시작되고 진행된다. 그래서 우리의 삶을 단순하게 말하면 타자와 관계 맺기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관계를 맺기 위해서 마음속에 하나씩 '나사'를 가져야 한다. 그 '마음에 박혀 있는 나사'로 '산이 푸르름을 당기고/ 하늘이 구름을 당기'듯이 '세월에 헐거워진 사랑을 조'여야 한다. 타자와의 관계는 '조이면 조일수록 더 단단해지는 믿음'으로 맺어진다. 그리하여 마침내 우리의 삶이 '나사산으로 비벼'갈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오늘의 인간관계는 자꾸만 해체되고 있다. 현대인의 고독이 여기에서 비롯된다.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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