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반기 마감한 코리안 빅리거 선발 3총사

'아쉬움은 남지만 재도약의 희망을 발견했다'

코리안 메이저리거 선발투수 3총사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서재응(29.탬파베이 데블레이스), 김병현(27.콜로라도 로키스)이 올 시즌 부침을 거듭하며 아쉬움 속에 전반기를 마감했다.

'맏형' 박찬호는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7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 승수를 보태 6승(4패), 방어율 4.29로 페넌트레이스의 절반을 마쳤다.

또 시즌 중 LA 다저스에서 탬파베이로 전격 트레이드 된 서재응과 콜로라도 선발 입지를 굳힌 김병현은 8일 나란히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 등판했으나 패전 멍에를 쓰고 각각 2승6패(방어율 5.22)와 5승5패(방어율 4.89)의 성적표를 받았다.

이와 함께 추신수(24.시애틀 매리너스)가 빅리거 복귀에 성공한 가운데 마이너리그에서 활약 중인 최희섭(27.보스턴)과 김선우(27.콜라로도), 유제국(23.시카고 컵스), 최향남(35.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은 후반기 메이저리그 진입을 타진한다.

◇FA 앞두고 강한 인상 남긴 박찬호

지난 2001년이 끝난 뒤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 6천500만달러에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터뜨렸던 박찬호는 다시 FA로 풀리기 때문에 올 시즌이 중요하다.

지난 해 전반기 8승3패(방어율 5.46)에도 후반기 부진 탓에 올 시즌을 불펜에서 시작했던 박찬호는 지난 7일 피츠버그전 7이닝 3실점 호투로 기분 좋게 올스타 휴식기를 맞게 됐다.

허리 부상 우려를 말끔히 씻고 2001년 이후 4년 만의 두 자릿수 승수인 12승을 올리며 부활했던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10승 이상을 기대해 볼 만하다.

특히 지난 5월6일 시카고 컵스전 9이닝 무실점 역투를 포함해 선발 16경기에서 절반인 8차례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에 3자책점 이내)를 보여줬다.

팀 투수 중 최다인 109이닝을 소화해 5년 만의 200닝 투구 가능성도 높다.

이 같은 페이스라면 통산 112승을 기록 중인 박찬호가 지난 1994년 미국 진출 후 7번째 10승 이상과 함께 120승 고지 정복이 어려운 게 아니다.

더욱이 팀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다저스를 2게임 차로 제치고 1위를 달리고 있어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벤치를 지켰던 지난 해 아픔을 털고 시즌 후 FA로 재계약하거나 좋은 몸값에 이적할 기회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혹독한 시련에 분루 삼킨 서재응

서재응에게는 올 해 전반기는 아픈 기억으로 남았다.

지난 해까지 8년 가까이 '뉴욕 메츠맨'으로 활약한 뒤 올해 초 옮긴 다저스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지난 달 28일 전격 트레이드로 낯선 아메리칸리그의 탬파베이에 새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서재응은 4월17일 샌프란시스코전 6이닝 2실점 호투를 시작으로 5월23일 콜로라도전 7이닝 무실점 쾌투까지 선발 7경기에서 5차례 퀄리트스타트를 기록하며 산뜻하게 출발했지만 이후 거듭된 부진에 가슴을 쳤다.

지난 달 4일 오달리스 페레스에게 다저스 선발 자리를 내준 뒤 급기야 같은 달 28일 2대 2 트레이드로 탬파베이에 새 둥지를 틀었다.

탬파베이에서 선발 한 자리를 꿰찬 서재응은 이적 후 첫 등판이었던 지난 달 29일 플로리다전에서 2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8일 호화 군단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7이닝 1실점 호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팀에 적응하며 안정을 찾고 있어 후반기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부상 딛고 부활한 김병현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 때문에 부상자명단에서 올 시즌을 시작했던 김병현은 한달 여의 부상 공백에도 지난 5월초부터 선발 체질임을 보여줬다.

13경기에서 6차례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5승을 거둬 지난 1999년 빅리그 입문 후 첫 두 자릿수 승수 달성도 기대해 볼만하다.

지난 5월29일 샌프란시스코전 때 배리 본즈에게 통산 715호 홈런을 헌납, 애리조나 마무리로 활약하던 2001년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 4, 5차전에서 잇따라 9회말 2사 후 동점 홈런 맞았던 악몽이 되살아났다.

하지만 김병현은 그날 샌프란시스코전 승리투수가 됐고 지난 달 26일 텍사스 레인저스전까지 2경기 연속 승수를 추가하며 시즌 5승째를 올렸다.

이후 두 차례 등판에서 5이닝을 못 넘기고 승수 없이 1패만을 안았지만 투수들에게 불리한 '투수들의 무덤'에서 거둔 성적표로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빅리그 성공 꿈꾸는 추신수와 마이너리거들

좌타자 추신수는 지난 4일 빅리거로 재승격돼 복귀전 첫 타석에서 시원한 2루타를 때렸지만 이후 10타석에서 안타 사냥을 못했고 급기야 9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상대 선발이 우완임에도 선발에서 제외됐다.

우타자 윌리 블룸키스트와 번갈아 출장해야 할 추신수로선 화끈한 방망이질로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얻어야 빅리그에서 롱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3월28일 다저스에서 방출된 뒤 보스턴 유니폼을 입은 최희섭은 마이너 트리플A 포터킷 레드삭스에서 홈런 8개 등 타율 0.207로 슬러거 이미지를 심어주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경기 중 오른쪽 무릎을 다쳐 빅리그 복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마이너리거 투수들은 선전하며 메이저리그 승격 기대를 높이고 있다.

올 해 지명할당 조치를 당하는 아픔을 겪었던 김선우는 트리플A 콜로라도 스프링스 소속으로 9일 프레즈노(샌프란시스코 산하)전에서 9이닝 3안타 무실점 호투로 11-0 대승을 이끌었다. 올 시즌 첫 완봉승으로 시즌 성적은 5승3패, 방어율 3.73.

또 트리플A 아이오와 컵스의 유제국은 3승6패(방어율 3.89), 최향남은 4승5패(방어율 2.88)의 인상적인 활약으로 빅리그 등판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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