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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영화를 즐겨요"…시각장애인들의 '영화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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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주방에서 요리를 하고 있다. 여자는 TV에 빠져있다. 그리고 남자가 여자에게 이야기 한다.

"저사람 죽지 않아." 이미 줄거리를 알고 있는 남자의 말을 듣고 여자는 안심한다. 그리고 둘은 산책을 나간다.

한 영화채널 광고. 그런데 이 광고의 마지막 부분은 특이하다. TV삼매경 중이었던 여자가 시각장애인이었던 것.

이 광고처럼 시각장애인들이 영화를 보는 행사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 지난 15일 오전 동구 효목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열린 '영화보기 행사'.

대구 광명학교에 다니는 시각장애인 60명이 이 행사에 참여했다.

'앞을 보지 못하는 이들이 어떻게 영화를 볼까?'라는 의문도 잠시. 시각장애인들은 영화를 보며 웃고 즐거워했다. 비장애인들이 눈으로 영화를 본다면, 이들은 '귀로 영화를 느낀다'.

도서관 자원봉사자 5명과 대구대 낭독봉사회원 25명이 시각장애인 학생들 사이사이에 앉아, 영화 '안녕, 형아'의 화면해설은 물론 상황설명까지 해주며 영화보기에 도움을 줬다. '완벽한' 영화관람이 가능했던 이유다.

2003년 갑작스런 병으로 시력을 잃었다는 안용호(21) 씨는 "시력을 잃고 좋아하는 영화를 못봐 아쉬웠는데 다시 영화를 볼 수 있어 너무나 기쁘다."며 "놓치는 부분을 자원봉사자들이 상세히 설명해줘 예전 시력이 있을 때 영화를 볼 때처럼 장면이 생생하게 전달됐다."고 좋아했다.

신종원 효목도서관 관장은 "시각장애 학생들에게 도서관을 열린 문화공간으로 느끼도록 하고, 비장애인의 시각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를 높이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효목도서관은 하반기에도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영화보기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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