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 우리 집 보물창고

우리 집 냉장고는 일명 보물창고죠. 거의 모든 것을 냉장고 안에서 찾아야 하는…. 가령 건전지도 냉동실에서 가끔 나오고요. 동생 렌즈도 냉장고에 있을 정도입니다.

한번씩 뭘 찾으려면 오래 걸립니다 꺼내고 다시 넣고 정리하고 하려면요~~

사정이 그렇다 보니 냉장고 청소를 한번 하려면 엄청 힘이 듭니다.

그래서 엄마도 아주아주 가끔 냉장고 청소하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엄마가 하시는 말씀에 의하면 누군가가 집에 와서 냉장고 볼까봐 젤 겁난다고 가끔 그런 농담을 하실 정도니까요.

이렇게 청소 잘 하지 않아도 우리 집 냉장고 꽤 오래 쓴 것 같은데 이제 거의 냉장고가 수명이 다 하려는지 팔다리 쑤시는 것처럼 소리가 삐걱삐걱 납니다. 요즘 얼마나 좋은 냉장고가 많은지, 한번씩 마트에 가면 엄마는 냉장고 쪽에서 발길을 멈추고 한참을 봅니다. 아마 가지고 싶으신가 봅니다.^^

한동안은 지펠 냉장고∼ 지펠 냉장고 하시면서 얼마나 노래를 부르시든지 제가 사드려야겠다고 맘먹었습니다.

아직까진 좀 힘이 들지만 시간이 조금 흐른 후에는 사 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런데 또 하나 문제가 생겼습니다.

요즘은 엄마가 김치냉장고∼김치 냉장고 하시면서 노래를 부르시는 게 아닙니까? ㅋㅋ

냉장고에 넣고 싶은 게 많으신가 봅니다.

저 김치냉장고에 지펠냉장고까지 다 사드리려면 무척 열심히 해야 합니다.

그래도 냉장고 욕심이 많으신 우리 엄마 냉장고를 보고 기뻐하실 모습을 상상하면 저 또한 기쁘답니다.

박광수(대구시 달서구 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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