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생활하기"는 우리나라의 어느 사진가가 자주 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초보자가 사진촬영에 대한 기본적인 기술을 익히고 나면, 무엇을 찍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든지 아니면 이미 여러 사진가들이 많이 촬영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멋있는 풍경사진을 찍고자 한다.
전자의 경우는 앞으로 자기 것을 찾고자 하는 가능성이 보이지만, 후자의 경우 사진 혹은 예술에 대한 잘못된 인식에서 비롯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진이 꼭 예술일 필요도 예술성을 추구할 필요도 없지만, 사진이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매체인 것은 분명하다.
자기표현이라는 것은 특별한 대상이나 상황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자기 생각과 느낌을 사진으로 하면 되는 것이다. 사진에서 표현이라는 것은 카메라 메커니즘을 이용해서 표현대상을 필름에 담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사진가의 주관과 개성이 개입 되는 것이다.
매일 일상 속에서 생활하면서 세상과 사물에 대해서 느끼는 것을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이 사진작업이다. 농촌이나 어촌에 살면 그곳에서의 느낌과 생각을 사진으로 표현하면 되는 것이고, 도시에 살면 그 속에서의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 사진을 통한 자기표현이다.
하루나 이틀 잠시 특별한 곳을 찾아 촬영하는 것은 외형적인 아름다움은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나 자기 자신을 표현하기에는 무리이다.사진작업의 완성도는 한 장으로 결정나는 것이 아니라, 대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속적인 작업을 할 때 가능한 것이다.
초보자들에게 사진을 가르치다 보면 '어떤 것을 찍어야 합니까?' 혹은 '어떻게 하면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받는다. 그런데 사진의 소재는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꼭 선명해야만 좋은 사진인 것도 아니다. 작가의 삶과 관계된 것이거나 가장 좋아하고 잘 아는 것을 찍었을 때 작품으로서 울림이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주제에 따라서 사진의 선명도를 조절하면 된다.
미국의 유명한 풍경 사진가 안셀 애덤스는 서부 요세미티 계곡이 자기가 살고 있는 터전이므로 그곳을 배경으로 사진작업을 한 것이다. 단지 외형에 끌려서 일회적인 작업을 하였다면, 깊이 있는 작업이 불가능 했을 것이다.
가장 울림이 큰 작품은 사진가의 생각과 느낌이 스며져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과 사물에 대한 주관과 철학을 바탕으로 한 작업을 하여야 한다. 단지 외형에 현혹되어 하는 작업은 일시적으로 시각적인 즐거움을 줄 수는 있겠지만, 오랫동안 우리의 기억에 남는 작품을 남기기 어렵게 한다.
사진작업은 일기를 쓰듯이 매일매일 자기의 느낌과 생각을 정리하여 영상화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진으로 생활하기"이다.
김영태 현대사진포럼 대표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李대통령, 대북전단 살포 예방·사후처벌 대책 지시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