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교육청 주최 동화구연대회 입상 김정연 교사

"동화구연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최고상이라니 정말 믿기지가 않네요."

지난달 27일 열린 대구시 교육청 주최 '유치원 교사 동화구연대회'에서 입상한 김정연(28·여) 교사. 그는 '전문 동화구연가도 아닌데...' 라며 인터뷰를 쑥스러워했다.

하지만 그는 예선을 통과한 16명이 겨룬 본선에서 3명을 뽑는 '1등급'에 당당히 올라 실력을 입증했다. 밝은 표정과 자신감에 찬 동작이 큰 점수를 받았다. 김 씨는 현재 대구신천초등학교 병설 유치원에서 2년째 근무하고 있는 공립 유치원 교사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에게 늘 동화책을 읽어주다 보니 동화구연에 본격적으로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김 교사는 이번 대회에서 '나눠주고 싶은 소똥'이라는 동화를 구연했다. 어느 날 소똥이 들풀이 무성한 길 가에 떨어졌다. 풀들은 냄새가 난다며 소똥 흉을 보는데, 그 똥 역시 어제까지만 해도 싱싱한 풀이었다. 하지만 낙담도 잠시. 풀죽은 소똥에게 태양과 풍뎅이가 차례로 나타나 격려를 해 주고 자신이 얼마나 이로운 존재인지를 알려준다는 내용이다. 김 교사는 여기서 소똥, 풀, 태양, 풍뎅이 등 6명의 목소리와 몸짓을 연기했다.

"교사의 표정과 목소리만으로 내용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 동화구연의 가장 큰 매력인 것 같아요. 비디오나 TV처럼 일방적으로 화면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교사의 동작 하나하나에 아이들이 울고 웃으며 푹 빠지죠. 참 순수하다 싶어요."

김 교사는 동화구연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기르는데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만 3세와 5세 아이만 해도 차이가 많이 나요. 세 살짜리들 한테 호랑이 소리를 내면서 무서운 표정을 지어주면 엉엉 울기까지 하거든요." 상상력에 자극이 없다면 당연히 이런 일은 생길 수 없다는 것.

또 동화구연 교사는 늘 정확한 발음과 음의 장단·고저까지 세세하게 신경을 쓰기 때문에 아이들이 바르게 말을 배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어휘력도 부쩍 늘어난다는 것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동작은 줄거리를 이해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심사위원님들이 그러시더라구요. 그것은 구연동화가 아니라 '연기'일 뿐이라고요. 최대한 밝은 표정으로 내용에 몰입하게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김 교사는 아직도 초년병 교사라며 스스로를 낮췄다.

대구대 유아교육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3년간 유아교육을 전공한 그는 잠시 사립유치원에 몸 담았다가 지난 해에야 공립 유치원 교사로 임용됐다. 약 3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서였다. 초년 교사 시절에는 무리하게 일을 하다 성대결절로 고생하는 등 힘든 적도 많았다. 그래선지 그는 인터뷰 내내 유치원 교사라는 직업에 대단한 애착을 나타냈다.

끝으로 가정에서의 올바른 독서 지도요령을 들어봤다.

"책 읽기를 강요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도서관, 서점에 직접 데리고 다니면서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책을 만나면 '엄마가 읽어줄까?' 하고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요."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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