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계열이란 이유로 그동안 차별만 받았는데 이제 어엿한 한 사람의 대한민국 국민이 됐습니다." 15일 제61주년 광복절을 맞아 정부로부터 뒤늦게 일제 강점기 항일운동 공적을 인정받아 건국포장을 추서받은 이효정(李孝貞.93) 여사.
생존한 여성 독립운동가 중 최고령인 이 여사는 1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건국포장을 받는다는 소식에 기쁨과 함께 그동안 받았던 서운한 감정의 속내도 숨기지 않았다.
이 여사는 "사회주의 계열이라는 이유로 그동안 아이들까지도 사람다운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며 "뒤늦게라도 독립운동 활동을 인정받아 이제 한 사람의 대한민국 국민이 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 여사는 일제 강점기에 활동한 전설적 노동운동가로 이번에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된 이재유(李載裕.1905∼1944) 선생이 조직한 비밀결사 조직인 '경성 트로이카'의 구성원이기도 했다.
이재유 선생 등과 마찬가지로 일제 강점기 항일운동으로 혹독한 고초를 겪었지만 해방 이후에도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라는 이유로 오랫동안 그늘에 가려져 있었다. 이 여사는 1920년대 후반 고교시절인 동덕여고보 입학 때부터 동맹휴학 및 독서회 참여 등으로 본격적으로 항일운동에 가담했다.
당시 학교에서 조선어를 가르쳤던 한글학자 이윤재(李允宰) 선생 등과 만주 등지에서 항일운동을 전개한 종조부 등의 영향이 컸다.
이 여사는 "당시에 조선사람이면 누구나 항일운동을 하려할 때"라며 "어린 마음에도 일본 아이들을 보면 미운 마음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1933년 종고모가 서울 종연방직 제사공장에 다니던 것을 계기로 공장 노동자들의 항일의식을 일깨우는데 동참했다.
또 1935년에는 자신의 모교인 동덕여고보에 몰래 들어가 후배들의 책상 서랍에 항일격문을 넣고 나오는 등의 활동을 벌이다 수차례 일본 경찰에 체포됐으며 1930년대 중반에는 이른바 '적색노조' 사건으로 서대문 형무소에서 1년여간의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이 여사의 큰 아들 박진수(67)씨는 "그동안 사회주의 계열이라는 이유로 알게 모르게 많은 차별을 받아왔다"며 "어머니에 대한 건국포장 수여로 명예를 회복했다기보다는 세상이 참 많이 변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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