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다이야기' 제작사 대표 구속기소

3천억대 자금 흐름 추적…지분 관계·영등위 로비 의혹 추가 수사…

사행성 게임 관련 수사를 벌여온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는 20일 사행성 게임 '바다이야기' 제작사 에이원비즈 대표이사 차모(35) 씨와 판매사 지코프라임 대표이사 최모(34) 씨를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같은 사행성 게임인 '황금성' 제작사 현대코리아 대표 이모(47) 씨를 구속기소했고, '인어이야기' 제작사 영업사장 정모(50) 씨 등 2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차 씨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2만 원인 최고 당첨 제한액수를 125배까지 초과해 당첨될 수 있고, 최고 한도액 잔여점수가 내부 기억장치에 누적되게 하는 이른바 '메모리 연타' 기능을 몰래 설치한 게임기 4만 5천 대를 만들어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투입 금액의 최고 200배인 당첨 허용 상한액을 2만 5천 배까지 늘린 이 같은 기계를 1대당 550만~770만 원을 받고 서울 강남 등을 중심으로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에이원비즈가 '바다이야기'를 판매해 3천억여 원의 매출과 1천억 원대의 순이익을 올린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정치권이 관련됐다는 수준의 첩보는 있었지만 확인된 사실은 없다. 언론 등을 통해 제기된 정치권 로비 의혹은 이번 수사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2004년 이후 에이원비즈가 바다이야기를 제작·판매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도 배당은 올 2월 단 한차례만 했고 지코프라임은 배당도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하고 업체의 지분 관계와 실제 배당 여부도 확인할 계획이다.

'황금성' 제작사 대표 이 씨는 2만 원인 최고 당첨 제한액수를 100배까지 늘리고, 투입금액 대비 최고 2만 배의 당첨이 가능한 기계 1만 5천 대를 지난해 3월부터 올 6월까지 전국에 1대당 880만 원가량 받고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어이야기'도 최고 당첨 제한액수가 200배까지 부풀려져 400만 원이 당첨될 수 있도록 조작된 기계 500대가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유통됐다.

검찰은 올해 6월 말 이들 업체들이 사행성을 조장하는 게임기를 불법 생산해 전국에 유통시킨 혐의를 잡고 수사에 착수한 데 이어 지난달 6일 에이원비즈와 지코프라임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확대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조카 노지원 씨가 지코프라임이 인수한 우전시스텍의 기술이사로 재직했던 사실을 파악했다. 그러나 검찰은 노 씨가 노 대통령의 친조카라는 사실은 언론 보도를 통해 뒤늦게 알았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노지원 씨가 우전시스텍이 지코프라임에 넘어가기 전에 이미 사직서를 냈으며 '바다이야기'와는 직접 연관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별다른 조사를 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스톱 게임물 등급 분류 심사 청탁과 함께 브로커 조모(41·구속) 씨로부터 1천만 원을 받은 혐의로 영상물등급위원회 부장급 직원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영등위가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기를 인·허가하는 과정에 업체 측의 금품 로비가 있었는지 여부도 수사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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