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인 빅리거, 아쉬움 속에 희망 발견한 2006년

'부침을 거듭하며 아쉬움이 남는 한 해였지만 내년 시즌 재도약을 향한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

미국 프로야구 무대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메이저리거들은 올 해 이적과 새로운 팀에서 인상적인 활약, 뜻하지 않은 수술 등 우여곡절 끝에 정규시즌을 마쳤다.

올 시즌을 끝으로 5년 간 6천500만 달러의 FA 계약이 만료되는 '맏형' 박찬호(33.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장 출혈 수술의 악재에도 미국 진출 후 12년 만에 처음 포스트시즌 무대에 설 기회를 잡았다.

또 트레이드를 경험했던 서재응(29.탬파베이 데블레이스)과 김선우(29.신시내티 레즈), 추신수(24.클리블랜드 인디언스)는 시련을 딛고 새 둥지에서 투.타에 걸친 활약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와 함께 김병현(27.콜로라도 로키스)과 백차승(26.시애틀 매리너스)도 선발진에서 호투하며 내년 시즌 주전 한 자리를 예약했다.

◇수술 악재 딛고 포스트시즌 무대 밟는 박찬호

올 해 정규시즌 성적표는 7승7패, 방어율 4.81로 시즌 종료와 함께 지난 2002년 텍사스 레인저스와 했던 FA 계약이 끝나 새로운 계약을 해야 하는 박찬호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전반기까지 6승(4패), 방어율 4.29로 나쁘지 않았지만 지난 8월 중순 예기치 않았던 장 출혈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후반기 1승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다행히 정규시즌을 완전히 접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지난 달 26일 불펜진에 전격 합류했고 브루스 보치 감독도 포스트시즌 때 중간계투로 쓰겠다고 밝힌 건 불행 중 다행이다.

LA 다저스 시절이던 지난 1996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들고도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고 지난 해는 아예 디비전시리즈 출장자 명단에서 빠졌던 박찬호가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부상 복귀전이던 지난 29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중간계투로 나와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2안타 1볼넷으로 2실점해 컨디션에 완전 회복되지 않았지만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호투한다면 재계약도 기대할 수 있다.

◇시련과 불운에도 희망 던진 서재응

서재응은 올 해 두 차례 팀을 옮기는 시련 속에 호투에도 팀 타선의 지원을 적절히 받지 못하는 불운에 시달렸다. 시즌 성적은 3승12패에 방어율 5.33.

지난 해까지 8년 가까이 '뉴욕 메츠맨'으로 활약하다 올 해 초 다저스로 전격 트레이드돼 뿌리를 내리 못한 채 6월28일 탬파베이로 다시 옮겼지만 승수와 인연이 적었다.

지난 7월30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시즌 3승을 수확한 이후 10차례 등판에서 6차례 퀄리트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에 3자책점 이내 호투)에도 팀 타선 지원 부족과 불펜 난조로 이 기간 3패만 당했다.

하지만 '컨트롤 마법사'라는 별명에 걸 맞게 제구력에 안정을 찾으며 조 메이든 감독의 믿음을 사 내년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예약한 점은 큰 위안거리다.

◇'투수들의 무덤'에서 부활한 김병현

시즌 최다승 기록을 갈아치우지 못했지만 선발 체질임을 확실하게 각인시킨 한 해였다.

김병현은 올 해 8승12패, 방어율 5.57로 지난 2003년 9승을 뛰어 넘지 못했다. 9월4일 LA 다저스전에서 시즌 8승을 거둔 이후 4차례 등판에서 승수 없이 2패만 당한 게 아쉬운 대목이다.

올 시즌을 오른쪽 허벅지 근육통 부상 때문에 시즌을 부상자명단에서 시작했지만 선발 한 자리를 꿰차 5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선발로 부족함이 없음을 보여줬다.

특히 '투수들의 무덤'이라는 홈구장 쿠어스필드에서는 14경기에 등판, 5승5패, 방어율 4.57로 시즌 평균 자책점보다 좋은 활약을 펼쳐 홈 팬들의 좋은 인상을 남겼다.

◇플래툰시스템에도 호쾌한 타격 과시한 추신수

스즈키 이치로 등 탄탄한 외야진을 보유한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주전을 꿰차지 못하고 지난 7월27일 클리블랜드도 이적했지만 화끈한 방망이 솜씨를 보이며 내년 붙박이 낙점 기대를 부풀렸다.

좌타자 추신수는 이적 직후 필요할 때마다 적시타를 때리며 영양가 만점을 활약을 펼쳤지만 에릭 웨지 감독이 상대 선발이 좌완이면 선발에서 제외하는 플래툰시스템을 적용하면서 '반쪽 우익수' 설움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영양가 만점 활약을 펼쳤고 1일 탬파베이전에서는 서재응과 두 번째 투.타 맞대결에서 1점 홈런을 때리며 웨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시즌 성적은 홈런 3개 등 타율 0.280(161타수 48안타) 22타점으로 이적 첫 해 성적으로는 성공적이었다. 내년에도 활약을 기대해 볼 만하다.

◇가능성 확인한 백차승.김선우.유제국

한국 국적 포기로 국내 팬들의 비난을 샀던 백차승은 선발진 공백을 메우려고 메이저리거로 승격된 뒤 기대 이상 활약으로 팀 코칭스태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8월28일 보스턴전부터 쾌조의 3연승을 달리며 시즌 4승1패, 방어율 3.67의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오른팔 근육 염증으로 지난 달 26일 등판이 취소되면서 60일짜리 부상자명단에 오르며 시즌을 마감한 게 아쉽지만 부활에 성공하면서 내년에도 선발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달 6일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신시내티로 이적한 김선우는 2차례(선발 1차례) 등판해 깔끔한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가능성은 보였다. 콜로라도 때 부진으로 19.29까지 치솟았던 시즌 방어율을 12.51까지 떨어뜨린 게 위안거리다. 시즌 성적은 승수 없이 1패만 당했다.

또 올 해 메이저리거 꿈을 이룬 유제국(23.시카고 컵스)도 승수 없이 1패와 방어율 8.40에 그쳤지만 컵스의 중간계투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