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베일에 가려진 민노당 訪北 일정

북한에 가 있는 민주노동당 대표단이 엊그제 평양 시내 김일성 生家(생가)인 만경대를 방문했다. 민노당은 이 사실을 밝히지 않았지만 조선중앙TV가 보도를 해 국내에 알려졌다. 민노당 중앙당은 방문단이 전하는 내용에 만경대 부분이 없어 公開(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방북기간 동안 불리한 건 감추고 원하는 것만 골라서 전하고 있다는 얘기다. 출발할 때 일반 언론사 기자는 빼고 민노당 기관지 기자 2명만 동행한 의도가 거기에 있었던 셈이다.

출발부터 시기적으로 不適切(부적절)하고 또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이 끼어 있어 그들의 일정은 국민적 關心事(관심사)가 돼 버렸다. 정부도 그런 점을 의식해서인지 혁명열사릉, 금수산 기념궁전 같은 곳은 방문 자제를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선별적으로 공개하는 마당에서 방북단이 북한에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는지 정확하게 알 길이 없다. 만경대 방문도 공식 日程(일정)에 없던 일이라고 하니 그곳에서 어떤 언행을 했는지 TV화면만 보고는 짐작하기가 어렵다.

방문단은 평양 도착 성명에서 "패권을 위해서라면 한반도에서 언제라도 전쟁을 일으켜보겠다는 미국과 일본의 준동이 계속되고 있다"고 미.일을 비난했다. 이어 "북측이 진행한 핵실험을 둘러싼 또 다른 긴장과 대립이 우리 모두를 답답하게 하고 있다"고 했다. 북 핵실험에 대한 유감과 추가 핵실험 반대의 뜻을 전달하러 간다는 出國(출국) 기자회견과는 완전 딴 판이다. 핵실험 부분을 모호한 표현으로 얼버무려 북측의 입맛에 맞춘 인상이다. "평양에 도착하니 기쁨과 설렘으로 마음이 벅차 오른다"며 흥분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이런 식의 言動(언동)이고 베일에 가려진 일정이라면 방북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다수 국민과는 따로 떨어져 노는 公黨(공당)은 미래가 어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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