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부 안하면 이라크 가서 고생해야 한다"…케리 실언 일파만파

'공부 안 하면 이라크 가서 고생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미 중간선거 정국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존 케리 민주당 상원의원이 1일 자신의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지원 유세를 중단했다.

2004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맞붙었던 케리 의원은 이날 MSNBC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문제가 된 자신의 발언이 '설익은 농담'이었다며 "설익은 농담에 대해 당연히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는 "내가 설익은 농담을 좋아하는 줄 아느냐? 그건 아주 어리석었다."고 말했다.

2008년 대선 재도전을 노리는 케리 의원은 지난 30일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 지원 유세 중 대학생들에게 "공부 열심히 해라. 숙제도 잘하고 똑똑해지려 노력하라. 그렇지 않으면 이라크에 가서 고생해야 한다."고 말해 부시 대통령을 비롯한 공화당 진영으로부터 이라크 미군을 모독했다는 거센 비난을 받았다.

부시 대통령은 전날 케리 의원의 발언이 이라크 미군에 대한 '모욕이자 수치'라고 맹비난했고, 토니 스노 백악관도 케리 의원이 이라크 미군 병사와 가족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악관 측은 1일에도 "물론 케리 의원은 설익은 농담을 했을 뿐이라고 변명하지만, 이는 미군에 대한 또 다른 공격"이라는 딕 체니 부통령의 몬태나주 지원 유세 연설문을 이례적으로 사전 배포하는 등 공세를 계속했다.

케리 의원과 절친한 사이인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도 케리 의원의 발언을 어떻게 농담으로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비판에 가세했다.

케리 의원 측은 비판이 거세지자 예정됐던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를 모두 중단하고, 거듭 사과의 뜻을 밝히는 등 파문 확산을 막기 위해 재빠르게 움직였다.

케리 의원 측은 비판이 거세지자 "공부 열심히 안 하고, 똑똑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아느냐? 결국은 사람들을 이라크에 가게 해서 고생시킨다. 부시 대통령에게 물어보라."는 사전 원고를 잘못 읽었다고 해명했다.

케리 의원도 이라크 미군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요즘엔 학교 성적이 나쁘면 군대에 갈 수 없다."고 말을 바꿨다.

그는 "이런 일이 일어나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하면서도, 공화당 측이 자신의 발언을 왜곡해 진상을 호도하려는 선거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강력히 반박했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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