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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영화 때문에?…'데스노트 놀이' 초교서 유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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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책에 증오대상 사망일시 등 기록

만약 누군가 당신이 죽길 바라며 사망일자를 써놓았다면?

국내에서 개봉한 일본 영화 '데스노트'가 일주일간 관객 29만 명(8일 기준)을 동원하고 있는 가운데 초교 고학년들 사이에서 '데스노트 놀이'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 노트에는 증오하는 대상을 적어 죽음을 기다리겠다는 무시무시한(?) 내용을 담고 있다.

대구 동구의 한 초교에서 9일 점심시간에 만난 학생들에게 "데스노트 놀이를 아느냐?"고 묻자 한 남학생(13·6년)은 "검정색 공책에 칸을 그리고 괴롭히는 친구, 선생님을 적고 죽을 날짜와 죽는 이유를 써넣으면 소원(?)이 이뤄지는 게임"이라고 했다.

이 학교 6학년 한 반에서 만난 여학생(13)은 "이 노트에는 싫은 사람의 키, 몸무게, 성격, 성적, 특징, 가족관계를 다 써야 현실에서 일어난다.""며 "죽은 원인을 쓰지 않으면 심장마비로 죽는데 그냥 장난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데스노트'는 장난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이 날 오후 3시 북구의 한 초교에서 만난 학생은 "수줍음이 많고 평소에 말이 없는 여학생들이 몰래 노트에 이름을 써놓는다."고 했다. 일부는 "일본영화가 아니냐?" "만화책을 읽었다."고 했지만 한 남학생(12)은 "검정색 노트에 'D·N(데스노트 줄임말)'이라고 적고 남이 알아볼 수 없도록 왼손으로 써야한다."고 구체적인 행동을 얘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6일 대구 수성구의 한 초교에서는 3명의 학생이 '데스노트'를 만들어 교사의 이름을 써놨다 담임교사에게 들켜 반성문을 쓰고 부모 확인서까지 받아온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학생들은 검은 색종이를 붙인 대학노트 표지 위에 화이트펜으로 '데스노트'를 써놓았으며 영화 내용대로 ▷성명 ▷사망일시 ▷사망원인 등을 적어 놓았다는 것.

최광선 경북대 심리학과 교수는 "나이가 어릴수록 자기 결함을 인정하지 않고 증오, 분노의 감정을 타인에게 투사하려는 심리가 나타나기도 한다."며 "정도가 심해지면 인격형성에 큰 문제가 되며 대인관계도 힘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3년 전 일본 만화잡지 '주간소년점프'에 연재된 뒤 단행본으로 2천100만 부가 팔린 '데스노트'는 영화로 만들어져 지난 6월 일본 박스오피스 4주 연속 1위에 올랐으며 국내에서는 지난 2일 개봉됐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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