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인박해 때 이윤일 성인 등 30여명의 신자들이 체포되어 갈 때의 일이다. 중평리 여우목 밑의 마을(현재 개신교 교회가 들어서 있는 곳)에 살던 베로니카란 80대 할머니도 함께 포졸들한테 붙잡혀 가게 됐다. 고령의 베로니카 할머니는 다리를 절면서 잘 걷지를 못했다.
자연히 끌려가는 대열에서 자꾸 처지자 포졸들이 고함을 지르며 나무랐다. "왜 할머니는 천주교를 믿지 않겠다고 한 마디만 하면 놓아줄텐데 절뚝거리며 따라 가느냐?"고. 그렇게 구박을 받으면서도 베로니카 할머니는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포졸들에게 되물었다. "살아계신 천주님을 어떻게 계시지 않는다고 할 수 있느냐?"며 흔들리지 않고 믿음을 증거했다.
노쇠한 베로니카 할머니와 포승줄을 끌어당기는 포졸들과 실랑이가 세 번째 오가다 우두머리 되는 자가 칼을 빼들었다. "그래, 죽는게 소원이라면 죽여주지" 베로니카 할머니는 끌려가다가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죽임을 당했다. 베로니카 할머니가 돌아가신 그 자리에 '여기는 중평리, 여우목 성지 1.5km'라는 표지석(사진)이 세워져있다.
최미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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