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동산, 아는 만큼 '돈' 된다?

조만간 집값이 잡힐 것이라는 정부의 호언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의 부동산 열풍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부동산 강좌와 재테크 관련 서적들이 인기를 얻는 등 부동산을 스스로 배우겠다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이제 더 이상 부동산은 경험과 감(感)으로만 상대하기엔 벅차다고 이야기한다.

지난 21일 오후 2시 대구시 중구 덕산동 대구YMCA 4층. 대구지역 한 부동산정보업체가 매주 화요일마다 운영하는 부동산 설명회에는 100여 명이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었다. 정원이 80명이기 때문에 자리를 잡지 못한 사람들은 복도까지 메웠다. 이날 참석한 사람들은 대부분 공인중개사들이지만 30% 정도는 주부 등 시민일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모임에 참석하는 주부들은 스터디모임까지 만들어 부동산 정보를 서로 교환하다고 했다.

이날 강의를 들은 박태남(68·여·대구시 수성구 중동) 씨는 "부동산 열풍에 동참하지 않으면 남들에 비해 뒤처진다."면서 "스스로 공부해서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수홍 부동산써브 대구센터장은 "올 상반기에는 대구시내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부동산 강좌가 인기를 끌지 못했다."면서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참가자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인터넷을 통해 법원 경매·공매·법률 등을 공부하거나 지역 대학들이 개설한 부동산 강좌를 듣는 직장인들도 증가추세다.

이신동(34·대구시 동구 용계동) 씨는 퇴근 후 집에서 부동산정보업체와 부동산 관련 인터넷 까페에서 아파트 시세를 꼼꼼히 살피고 정보를 얻는다. 이 씨는 "정부 정책만 믿고 가만히 있다가는 손해 보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집값만 올려놓고 있기 때문에 역시 믿을 것은 부동산밖에 없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다.

대구지역 대학들이 개설한 부동산 강좌에도 수강료가 70만 원에 이르지만 직장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성일재 대구대 평생교육원 계장은 "예전에는 공인중개사 등 전문직들이 주로 수강했지만 최근엔 직장인과 주부 등 일반인의 수강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관련 서적들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교보문고 대구점에 따르면 지난달 부동산 등 재테크 관련 서적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 가량 늘었다.

정상엽 교보문고 대구점 고객지원파트장은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쉽게 풀어보는 부동산 서적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면서 "예전엔 부동산 관련 종사자들이 주요 고객이었다면 최근엔 일반 시민들이 많이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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