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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건축에게 시대를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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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게 시대를 묻다/ 민현식 지음/ 돌베개 펴냄

"건축을 통한, 이 시대와 이 땅에 대한 진정한 질문과 성찰의 결과로서, 새로운 태도와 제안은 있는가?".

민현식 한국예술종합학교 건축과 교수는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지금'(현재), '여기'(한국) 존재하고 활동하는 건축과 건축가들을 찾아 기록했다. 거기에는 우리 시대의 현실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우리 삶의 근원적인 의미를 묻고자 하는 노력이 담겨있다.

책에는 19가지의 한국 현대건축 작업과 건축가들의 작가 정신을 들려준다. 19명의 주인공은 승효상 이로재(履露齋) 대표, 김영준 yo2 대표, 최문규 가야건축 대표, 김종규 M.A.R.U 대표, 김종성 서울건축(주) 대표, 정기용 기용건축 대표, 조병수 몬타나주립대 교수, 정현화 구간건축 대표, 조성룡도시건축 대표, 황일인 일건건축 회장, 이민아 협동원 공동대표, 다니엘 바예 서울시립대 교수, 이민+손진 이손건축 공동대표, 이종호 스튜디오 메타 대표, 서혜림 힘마 대표, 김준성 nANd 대표, 최욱 원오원 대표, 그리고 지은이 등이다.

지은이는 이들을 "지적 감수성을 가지고 시대를 묻는 건축가들"로 표현하고 있다. 언뜻 모순처럼 들리는 '지적 감수성'을 갖춘 이들은 "모든 고정관념을 의심하고 해체하여 재정립하는 끊임없는 과정을 통해,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자신의 "건축이 서 있는 장소의 특성을 탐색"하며 이를 통해 '시대를 성찰하고 사유'하려고 힘쓴다.

지은이는 자신의 건축적 사유를 통해 이들이 이룬 건축적 성취를 '상찬'한다. 이를 통해 "이러한 논의들이 이 시대를 관통하는 보편성을 획득하도록 하기 위한 토론의 장을 열고자" 한다. 그리고 편의상으로 '이 시대, 우리의 도시'(1부), '삶의 본원적 가치에 대한 질문'(2부), '편집된 풍경 또는 풍경의 편집'(3부), '감각의 디자인, 경험의 디자인; 우리들의 기억과 욕망'(4부)으로 나누어 상찬을 늘어놓는다.

쌈지길, 파주출판도시, SK빌딩, 서귀포 월드컵경기장, 박수근미술관 등은 우리에게도 매우 친숙한 건축이다. ㅁ자집이나 필당, 교문사,두가헌 등은 일반인들에게는 조금 낯설어도 누가 보아도 그 아름다움에 저절로 감탄을 터뜨릴 만한 건물이다.

네모 반듯한 아파트로 가득한 한국의 도시는 절망적인 '회색 도시' 같다. 런던에서 1년 남짓 머물면서 받았던 끔찍한 문화적 충격(지은이는 자세히 드러내진 않는다.) 이후 깨달은, 건축은 "바로 우리 삶의 근거이고,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이며, 우리가 구축해야 할 삶의 가치이기 때문"이라는 믿음을 뒷받침하는 사례는 회색 도시에 색을 불어넣는 화가의 붓과도 같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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