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피플)"도서관 변화 실감해요"…효목도서관 제갈선희 담당

"공공도서관마다 독서와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습니다. 요즘 공공도서관이 뜨는 것도 이런 덕분이지요."

공공도서관은 이제 단순히 책을 빌려주고 볼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무료 혹은 저렴한 비용으로 평생교육을 즐길 수 있는 터전이 되고, 학생들에게는 학교에서 부족한 배움을 채울 수 있는 제2의 학교가 되기도 한다. 특히 논술이나 토론, 비판적 읽기가 강조되는 요즘 공공도서관은 독서 토론 교육의 새로운 중심이 되고 있다.

제갈선희(40·여·사서6급) 효목도서관(관장 신종원) 사서담당으로부터 달라진 도서관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사서직 17년차인 제갈 담당은 이 같은 도서관의 변화를 몸으로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그가 소속된 효목도서관은 올해 많은 시도를 했다. 지난 4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시로 여는 도서관(시쓰기 대회)' 행사를 가진 데 이어 9월에는 중학생 논쟁식 독서토론대회와 초등학생 독후감상화 그리기 대회, 10월에는 고교생 독서논술대회 등 프로그램을 잇달아 진행했다. 겨울방학인 다음 달 9~24일에는 겨울독서교실과 독서논술 강좌를 열 계획.

"올해는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는 것을 새삼 느낀 시기였습니다."

도서관 행사는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4명이 한 조가 돼서 토론을 벌인 논쟁 대회는 학생들이 주제의식을 갖고 독서를 하도록 만드는 계기가 됐다. 단순히 말을 잘 하는 것을 넘어서 자기가 정한 주제를 상대방에게 설득할 수 있으려면 근거를 제시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필수다.

고교생 독서논술대회는 '멋진 신세계', '내 영혼이 아름다운 날들' 등 두 권의 책을 읽고 직접 글을 써 겨뤘다. 학생들이 제출한 글에는 일일이 첨삭지도가 이뤄졌다. 초등학생 저학년부와 고학년부로 나눠 치러진 독후감상화 대회는 학생들의 상상력을 길러주는 기회가 됐다. 그는 "이런 행사를 통해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도서관은 책만 빌리는 곳이 아니다'"는 생각을 갖게 된 것만도 큰 성과"라고 말했다.

많은 행사를 기획·진행하다 보니 도서관 직원들에게는 주말이 따로 없다. 제갈 담당 역시 토요일에 거의 쉬어본 적이 없을 정도.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주말에 행사가 집중되다 보니 행사 진행과 정리를 도맡아야 한다. 그는 매월 토요일 한 차례씩 중등부 독서회까지 맡아 운영하고 있다.

"어느 도서관이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인원은 부족하고 해야 할 행사나 프로그램은 많고…. 하지만 공공도서관도 공교육의 중요한 축을 맡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갈 담당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 도서관인 만큼 이용자들이 자주 이용하면서 새로운 요구를 제시해주면 더 나은 프로그램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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