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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이인철 作 '용문사 梵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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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사 梵鐘

이인철

스스로 울 수 없어

매를 맞는다

내 그리움도 날마다

가슴에 채찍을 맞고 산다

사람아,

그대 가슴에도 소리의 멍이 들었는가

울음이 또 다른 울음을 불러 올 때까지

나는 얼마나 나를 더 때려야 하는가

현대인의 언어는 거짓과 경박으로 얼룩졌다. 언어가 진실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은폐하고 왜곡하는 수단으로 전락하였다. 그러기에 차라리 말(언어)보다는 침묵이 진정성을 드러낸다. 그 침묵의 표현이 바로 울음이다. 그 울음도 '스스로 울 수'가 없다. 가혹하게 매를 맞아야 비로소 울 수가 있다. 간절한 그리움까지도 끊임없이 '가슴에 채찍을 맞고'서야 비로소 울음으로 살아난다. 그렇다면 진실(울음)이 '또 다른 울음을 불러올 때까지' 우리는 스스로를 더 때려야 할 것이다. 가슴에 '소리의 멍이 들'어야 비로소 간신히 진실을 불러낼 수 있을 것이다.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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