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한 네거티브 선거전 또 시작인가

내년 대선이 벌써부터 네거티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상에선 지지세력 간에 추잡스런 비방이 난무하고, 與野(여야)와 走者(주자) 간엔 상대를 흠집 내려는 네거티브 공세가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 어제는 열린우리당이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박정희 모방 전략은 퇴행적 성형수술"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이 당은 매주 '명박스럽다, 경박스럽다' 따위의 주제로 이 전 시장을 공격하겠다는 것이다. 고건 전 총리도 "깜짝쇼식 토목사업으로 미래와 경제를 개척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공격에 가담했다.

모두 이 전 시장이 여론조사와 대통령후보 선호도 1위를 달려 몸이 달았던 모양이다. 열린우리당은 뚜렷한 후보도 못 내세우면서 상대방 다리부터 걸고넘어지겠다는 심보다. 제 앞가림도 못하는 판에 네거티브 카드부터 휘둘러 또다시 2002년 대선 같은 재미를 보겠다는 건가. 그런다고 당하는 쪽이 가만있을 리 만무하다. 아니나 다를까 한나라당은 이 공세를 주도한 민병두 홍보기획위원장을 '제2의 김대업'이라고 비난했다. 마침내 우려하는 '진흙밭 개싸움'이 벌어질 태세다.

한나라당을 편들자는 얘기가 아니다. 한쪽이 '때려잡기'식으로 나가면 상대는 더 시퍼렇게 날을 세운 言辭(언사)를 퍼붓게 마련이다. 또 비전 경쟁과 후보 자신의 가치를 돋보이는 포지티브 전략보다는 상대를 한 방에 보낼 사악한 생각에만 몰두한다. 그리하면 '아니면 말고'식 흑색선전이 거리를 덮고 결국 당선자는 만신창이 몰골로 국민 앞에 설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날 대선은 하나같이 그런 추태로 얼룩지고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이번 대선에 나서는 주자와 정당은 品格(품격) 갖춘 선거전으로 나라의 수준을 높여주기 바란다. 네거티브는 본인에게도 毒(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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