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의 대표적 맹금류인 흰머리 독수리가 쓰레기 매립지에 모여드는 것은 먹이 때문이 아니라 폭풍과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4일 일간지 밴쿠버 선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환경부는 윌슨 조류학저널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밴쿠버 교외 델타 매립지에 모여드는 독수리들은 하루 먹이 섭취량의 10%만을 쓰레기장에서 얻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부 조류연구팀은 독수리들에게 전자 추적장치를 달아 조사한 결과 이들이 쓰레기장에서 먹는 먹이는 육류와 뼈 등의 음식물 쓰레기와 종이휴지 등이 주류를 이뤘다. 나머지 90%의 먹이는 오리와 흰갈매기 등 주로 물새들을 직접 사냥하거나 다른 동물이 사냥한 것을 빼앗아 먹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독수리들이 매립지를 찾는 더 중요한 이유로 바닷바람으로부터 방풍역할을 하고 인간활동이 적으며 쓰레기 부패로 인해 주변기온이 따뜻한 점을 들었다. 독수리들은 먹이 때문에 매립지를 찾는다는 통념과는 달리 매립지를 피난처이자 휴식처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독수리들은 평균 91%의 시간을 매립지에서 지내고 나머지 9%는 다른 곳에서 사냥과 비행, 물마시기, 몸단장 등에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에 참여한 생물학자 존 엘리엇은 "매립지 독수리들이 독성물질에 오염됐다는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살충제 관리와 둥지 보호 등을 통해 개체수가 늘어난 독수리는 현재 천적들과 평형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평양 연안에서 5㎞ 떨어진 10㏊의 밴쿠버 매립지에는 수년전부터 흰머리 독수리 4백50여마리가 모여들어 오염과 야생생태 변화 등의 우려가 제기돼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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