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텍 교수부인회 '세쿼이아가 보이는 창' 펴내

"…홍갈색으로 치장한 웅장한 메타세쿼이아들이 도열해 있는 큰 길을 아파트 창문 너머로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없이 막연하고 답답하게 느껴져서 괜스레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 우리는, 규모는 작지만 의미는 큰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공적인 일과 사적인 생활을 적절히 가르고 섞어가면서, 연령과 주거 햇수에 따라 서로 존중하고 도와주면서, 따뜻하되 옥죄지 않는 삶의 터전을 가꿔 가고 있다." (김은숙, '지곡동에 대한 사랑이 영글게 된 데에는' 중)

개교 20주년을 맞은 포스텍의 교수 부인들 일상을 진솔하게 담은 책이 나왔다. '세쿼이아가 보이는 창(도서출판 글누림)'.

고 김호길 초대 총장의 부인인 권봉순 씨를 비롯해 1호 포스텍 출신 교수인 산업경영과 김병인 교수의 부인 김정임 씨 등 30여 명이 수필, 시, 만화 등을 통해 포항에서 살며 겪는 애환들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그려냈다. 제2의 고향이 된 포항과 남편의 직장인 포스텍에 대한 애정과 애틋함이 녹아있으며, '교수 부인'이라는 자리 뒤에 숨겨진 외로움과 고통도 섬세히 표현했다.

특히 책 제목인 '세쿼이아가 보이는 창'에서는 포스텍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세쿼이아는 포스텍 근처 지곡대로변에 늘어선 나무로, 1년에 1m씩 자랄 정도로 성장이 빠르지만 1억 년 전 백악기 시대 화석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오래된 식물이다.

박혜경 선임 교수부인회장은 "빨리 성장하지만 몇 천 년이 지나도록 자신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는 세쿼이아 나무처럼 20년간 놀랄 만큼 성장한 포스텍 또한 더욱 영원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아 이 같은 제목을 지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편을 위해 사생활까지 버리고 헌신한 부인들도 포스텍의 일원이며, 포스텍 성장에 일조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발간 배경을 밝혔다.

포스텍 교수들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모두 사택에 함께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 부인들은 '교수부인회'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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