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여성들 '유권자 운동본부' 출범

대선 등 선거서 특정 후보 지지할 방침

중국계 여성 150여명은 17일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서울중국인교회에서 '중국계 이민여성 유권자 운동본부'의 출범식을 열었다.

이 단체는 국내 중국어 신문인 '신화보'와 '중국동포타운신문'과 함께 캠페인을 벌여 중국계 이민 여성들을 모은 뒤 내년 대선에서 유권자 운동을 펼치기로 결의했다.

운동본부측은 "한국으로 결혼이민을 온 여성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달픈 삶을 살고 있다. 이주여성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처우 보장에 힘쓰는 후보를 적극 지지하는 활동을 전개할 것이다"고 밝혔다.

운동본부측은 이어 "함께 캠페인을 벌이기로 한 중국어 신문들은 국내 거주 중국계 이민자 대부분이 보는 신문이기 때문에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으는 일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참가자를 늘려 후보들의 정책에 대한 찬·반 표명부터 특정 후보 지지 운동까지 다양한 활동을 벌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운동본부에 따르면 1990년 이후 결혼을 위해 한국에 건너와 국적을 취득한 중국계 여성은 4만5천여명에 달하며 아직 국적을 취득하지 못한 사람까지 합치면 국내 거주 중국계 여성은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운동본부는 이날 발표한 선언문을 통해 "이미 국적을 취득했거나 국적 취득을 앞둔 이주여성들이 함께 유권자 운동을 벌일 것"이라며 "앞으로 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각종 선거에서 혼인 이주여성들의 지위와 권익을 증진시키고 결혼 사기 피해 여성의 보호대책을 마련하는 후보를 골라 투표할 것이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이민 여성들이 선거에서 독자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유권자 운동 단체를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운동본부측은 밝혔다.

이날 출범식을 도운 서울중국인교회 최황규 목사는 "그동안 권리행사에 피동적이었던 이민 여성들이 참정권을 활용해 능동적으로 자신들의 지위와 권리를 찾으러 나섰다는 점에서 이날 행사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