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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이유선 作 '등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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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이 유 선

나를 일어세운 것은

새파랗게 날을 세우고 불어오는 바람이었다

벼랑 끝으로 나를 몰아세우는

바람의 차가운 목소리였다

나는 엄습하는 고독에도

가슴까지 흘러오는 물결에도

차마 휩쓸리지 않았네

노을이 나래 접는 어둠의 문턱에도

결코 빛을 잃지 않았네

어둠 속에서

빛으로 일어서네

안으로 안으로

곰삭았던 종기 같은 삶

어제의 생채기가 채 아물기도 전에

선혈로 터져 나와

이렇게 한 가닥 불빛으로 타오르고 있다.

이 겨울, 등대를 생각합니다. 홀로 어둠을 밝히는 '등대'에서 현실의 온갖 고난 앞에서 등대 같은 삶을 사는 인간을 생각합니다. 현실의 온갖 어려움은 '벼랑 끝으로 나를 몰아세우'지만 결코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습니다. 쉽게 휩쓸리지도 않습니다. '노을이 나래 접는 어둠의 문턱에도/ 결코 빛을 잃지 않'습니다. 오히려 '등대 같은 삶'은 그 현실이 주는 아픔과 고통을 승화시켜 '한 가닥 불빛으로 타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 불빛은 자신만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길을 밝히는 것입니다.

'어둠 속에서/ 빛으로 일어서'려는 인간의 노력은 언제, 어떤 경우에도 소중한 삶의 가치입니다.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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