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나이'가 에세이집을 냈다.
대구 흥사단 등산대장 김지욱(46) 씨. 매주 산을 찾는 그가 생활 속에 행복 찾기 '우리 집도 파랑새다'(생각과느낌사 펴냄)을 냈다.
"요즘 젊은 층의 이직률도 높고, 가정 안에서 보다는 밖을 내다보며 행복을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는 행복은 지금, 여기, 우리 속에 있다고 했다. 파랑새를 찾아 헤매는 동화와 달리 우리 집이 바로 행복의 파랑새라는 것이다.
책에는 그의 따뜻하고, 다정다감한 일상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어무이'(어머니)를 모시고 영화를 보러 간다거나, 천을 떠 팬티를 해 입으면서도 "통풍 잘 되죠, 질 좋죠, 고무줄이 달려 있어 프리 사이즈죠, 질기죠, 색상 좋죠, 뭐 하나 나무랄 데 없는 명품이랍니다."는 그를 보면 행복하지 않고는 배길 재간이 없어 보인다.
"어무이한테 전화도 무턱대고 하면 안 된다. 타이밍을 잘 맞추어야 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어무이 친구들이 우리 집에서 같이 놀고 계시는 그 시간대에 전화를 드려야 한다." 이를 '가식적인 효도'라고 제목을 달았는데, 그의 솔직함과 익살스러움이 빙그레 웃음 짓게 만든다.
특이하게 그의 집에서는 남자도 앉아서 소변을 본다. 화장실의 위생문제도 문제지만 서서 볼일을 보면 변기 청소하는 것이 여간 힘 드는 것이 아니다. "따지고 보면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상식이 아닌가?"라고 했다. '서서 소변보는 것'은 남성다움의 표시. 이를 바꾸는 것이 쉽지 않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듬뿍 묻어나는 에피소드다.
그는 아내를 '벗씨'라고 부른다. 평생을 함께 하는 벗에 '씨'라는 존칭까지 붙였다. 둘은 대학시절 흥사단 활동을 하면서 만나 결혼해 아직까지 흥사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아내(장윤자)는 대구 흥사단 조직부장을 맡고 있다.
그는 2남(고3, 중3)을 두고 있다. 책의 첫 이야기가 '다래가 바다가 되어 슬프다.' 다래는 첫 애, 바다는 둘째 애 이름이다. 그는 안동 예안 출신으로 실향민(?)이다. 고향땅이 물에 잠겼기 때문. 다래가 바로 고향마을 이름이다. 바다처럼 큰 안동댐을 보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애틋한 마음이 자식의 이름에서도 느껴진다.
1부는 자신의 생각을 적었고, 2부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 3부는 사회활동을 하면서 느낀 단상으로 엮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이 독립운동을 하면서 강조한 '훈훈한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얼굴'이란 말을 가훈으로 삼고 있다. "가정 속 이야기가 너무 적나라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는 그의 우려와 달리 마술처럼 그려지는 그의 가족 풍경과 따뜻한 집안을 엿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이 집에는 깃털 예쁜 파랑새가 살고 있는 것 같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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