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다렸다! 2007년…황금돼지는 나의 해"

"2007년은 바로 '나의 해'"라며 새해를 기다려온 사람들이 있다. 갓 취업한 사회초년병과 연륜이 묻어나는 직장인, 취업 준비생이 그들이다. 이들에게 새해는 곧 희망이다. 이들의 신년계획을 들어봤다. 그리고 이들에게 덧붙여 말해줬다. 신년에 세운 계획에 대한 중간평가를 해 보겠다고…. 3개월 후 이들은 연초에 세운 계획을 얼마나 실천하고 있을까? 4월 초, 이들의 꿈과 목표는 어느정도 이루었을지 다시 만나본다.

▲ 대구은행 전선민 씨

"제가 돼지띠에요. 돼지 해인 2007년을 '나의 해'로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수십대 1의 경쟁을 뚫고 대구은행에 입사, 지난 해 12월초부터 삼덕동 지점에서 근무하는 전선민(24·여) 씨. 빠른 창구업무를 맡아 하루 70여 명에 이르는 고객을 맞는 등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를 정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금융상품 이름을 다 외지 못할 정도로 아직 은행 일에는 익숙하지 않지만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실감할 만큼 은행원의 면모를 하나하나 갖춰가고 있다.

2007년이 사실상 본격적인 은행원 생활의 첫 해인 만큼 전 씨는 다부진 새해 계획을 세웠다. 첫 번째 목표는 체력 키우기. "아침 8시에 출근, 오후 9~10시에 퇴근하는 직장생활을 해보니 체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어요. 연초부터 수영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두 번째는 은행원으로서의 업무능력 높이기. 고객이 무엇을 물어도 대답할 수 있고, 선배들 못지 않게 은행업무를 척척 처리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세 번째는 전공인 일본어와 부전공인 중국어, 그리고 영어 등 외국어 공부 계속하기. "아직 학원에 다닐 정도로 여유가 없는 만큼 하루하루 조금씩이라도 시간을 내 외국어 공부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외국어 실력이 녹슬지 않도록 해야지요."

서울에서 대학(숙명여대)을 나왔지만 대구에 사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싶고,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대구은행 입사를 결심했다는 전 씨. 대학 졸업전 취업한 비결을 묻자 "적극적인 성격과 외국어 실력이 도움이 됐다."고 귀띔했다. 또 즐겁게 일할 수 있고, 서로간에 정을 느낄 수 있는 은행 분위기도 마음에 든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대구은행에서 최초로 여성 임원이 되는 게 목표라는 전 씨는 "새해에는 지역 경기도 좋아지고, 은행 고객님들에게도 행운이 가득하시기를 바란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 동양종합금융증권 김익표 씨

"제가 관리하는 고객자산이 1천억이 넘는데 올해 연말까지는 2천억까지 관리자산을 늘리고 싶습니다."

지난 해 10월 지점장으로 승진한 동양종합금융증권 서대구지점의 김익표(44) 씨. 새내기지점장인 그에게 2007년은 중요한 한 해다. 나름대로 야심찬 포부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영남종금과 푸르덴셜생명보험을 거쳐 2001년 '동양종금증권'으로 옮긴 김씨는 요즘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 전 '내일은 고객을 상대로 어떻게 영업하는 게 좋을까.'를 고민할 정도로 일에 대한 욕심이 대단하다.

그는 우선 오는 3월 경북대 경영대학원 입학을 단기목표로 세웠다. 직접주식에 투자하는 고객보다 금융상품에 간접투자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금융시장에서 인프라펀드와 부동산펀드, 해외펀드 등 날마다 쏟아지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파악,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기위해서라도 공부는 필수다.

김씨의 대학원 진학은 실무능력 확충과 더불어 이론적인 무장을 위한 것이다.

또 하나는 독서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지난 연말 그는 떠들썩한 망년회 대신 직원들과 간단하게 저녁을 먹고 책 한권 씩을 선물했다. 열정이 부족한 사람에겐 열정을 키울 수 있는 책을, 유머가 부족한 사람에게는 웃음을 가득 담은 책을 골라 줄 정도로 배려했던 그는 올해는 직원들과 함께 매달 독서량을 늘려나갈 작정이다.

"한 달에 기본적으로 3권 이상은 읽어야 되지않겠어요." 그의 목표량은 1개월에 5권이다.

지점장으로서 해보고 싶었던 일이 봉사활동이었다. 그는 지난 연말 직원들과 함께 대구역 앞에 마련된 성 요셉의 집에 나가 4시간동안 무료급식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었다. 올해는 시간이 허락하는대로 직원들과 봉사활동의 기회를 늘려나갈 작정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 영남대 국제통상학부 금혁준 씨

"올해 상반기까지는 반드시 일자리를 구하겠습니다."

금혁준(28·영남대 국제통상학부 4년) 씨의 정유년 새해 결심은 '취업'이다. 졸업이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직장을 구하지 못했다. 학점과 토익점수가 높아도 취업의 높은 벽은 넘기 힘들다. 그래서 금 씨는 올 한해에는 '죽었다.'고 생각하고 공부에만 매달릴 작정이다.

"같은 과 동기들과 친구들이 하나둘 취직하는 것을 보면 초조해집니다. 말로만 듣던 '백수'가 됐다는 생각으로 밤잠도 설칠 정도입니다."

금 씨는 현재 학교 도서관에서 공기업 입사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오전 7시에 '출근'해서 밤 11시에 '퇴근'할 정도로 '자신과의 싸움'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지금까지 공기업 등에 8차례 입사원서를 제출했지만 서류전형에서 통과한 것은 단 한 차례. 곰곰이 원인 분석을 한 결과, 낮은 토익점수와 부실한 자기소개서, 지방대생에 대한 학력 차별 등이라고 결론내렸다.

금 씨의 올해 다이어리에는 '오전 토익공부, 오후 인터넷 강의, 저녁 상식·한자 공부' 등 공부 시간표가 큼직하게 적혀 있다. 우선 토익점수를 950점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원어민 영어회화 학원에서 하루 2시간씩 공부할 예정이다. 한자검정능력시험의 경우 2급 이상을 딴다는 목표를 세웠다. 필기시험의 필수과목인 상식과 전공을 위해서는 신문읽기와 인터넷 강의 청취를 열심히 할 예정이다.

"지방대생으로서 수도권 대학생들보다 입사전형에서 차별을 당한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력으로 돌파하는 수밖에 방법이 없죠."

금 씨는 "수많은 대학생들이 졸업과 동시에 백수로 전락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우리 사회 전체가 힘을 모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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