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랜만에 보여 준 공권력 '존재 확인'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독재시대가 끝나면서 우리가 기쁘게 누리게 됐던 것은 과도한 統制(통제)의 소멸이었다. 그러나 민주화가 더 진척되면서 자율은 점차 무책임과 放任(방임)으로 변질됐다. 시민도 그걸 몸에 익혔지만, 정부 역시 '사회를 이끌고 규제하던 역할'을 포기하는 듯했다. "선거 때 표만 생각하는 지방정부 선거꾼들이 사회를 망친다"는 한탄은 그래서 나온 것이었다. 그 대가로 공권력은 자긍심을 상실하기 시작했는지 不實(부실)의 소문이 꼬리를 물었다. 기획예산처가 8일 밝힌 '예산 낭비 시민 신고' 결과도 그 한 증좌일 터이다.

그런 중에 어제 대구 西門市場(서문시장) 일대에서는 참으로 오랜만에 어떤 광경이 펼쳐졌다. 많은 경찰관들이 집중 배치돼 도로 소통을 원활하게 만든 게 그것이다. 불법주차 방지 업무를 거의 구청들 쪽에 넘겨버리고 모르쇠한다는 인상을 주던 종전의 경찰이 아니었다. 구청 교통지도 차량 또한 전광판을 켜고 다니며 계도했다. 기초질서마저 엉망이 돼도 바로잡으려 나서지 않던 행정기관의 모습도 달라진 듯 보였다. 거리에선 無法(무법) 상황이 사라졌고 사람들은 그걸 반기는 듯했다.

이날의 '공권력 재출현'은 새 대구경찰청장의 정책에 힘입은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단순한 질서 회복 정도에서 그친 게 아닌 듯했다. "질서가 잡히면 인구 유입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하기 때문이다. 평상 단속 활동을 넘어 공권력이 사회를 이끄는 역할까지 다시 '회복'하도록 하겠다는 얘기로 들렸다. 지방정부들이 더 앞서 새겨야 할 자기 역할이 바로 그것 아닌가. 반기고 환영할 일이다. 진정한 민주화 또한 그 다음에야 제대로 온전해지고, 공권력 역시 그래야 자긍심이 높아져 부실까지 줄일 수 있을 터이다.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국제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여야의 권력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선거 결과에 따라 이재명 정부의 국정 동력과 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방한이 임박하며 그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일 한국에 도착한 황 CEO는 5일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배우 지창욱이 국세청의 비정기 세무조사에서 거액의 세금을 추징당했으며, 소속사 스프링컴퍼니는 고의적 탈세가 없음을 주장하며 성실한 납세 의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린 기고문에서 이재명 정부가 '강경 좌파'로 규정되며 한미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기..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