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사는 집'을 짓고자 꿈꾸는 사람이 있습니다. 국문학을 전공한 그는 사업을 하면서도 늘 문학작품(소설) 읽기를 즐겨 했습니다. 문학적인 허구 속에서 삶의 진실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랍니다.
그에 따르면 사업가로서 돈벌이도 소설을 집중적으로 읽다보면 보인답니다. 독서를 하면서 내가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반추해보면 소비자가 원하는 마음도 읽을 수 있다나요. 고려주택 김중기(58) 회장.
한 가정의 삶을 알면 기업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는 그를 일식집 '연해정'에서 만나 경영마인드와 새로운 사업구상을 들어 보았습니다.
"기업 운영에서 인재는 돈으로 계산 될 수 없습니다. 사원들이 자기 전문분야에서 마음껏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이 경영자가 할 도리로 압니다."
소수의 엘리트 사원(16명)을 중심으로 금융부채 없이 10년째 주택회사를 이끌어 온 김 회장은 좋은 집을 지으려면 집을 짓는 사원들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수시로 사원들의 직장 만족도 조사를 합니다. 회사에 대한 소속감, 경제적인 여유 등을 조사하면서 회사의 이익을 사원들에 되돌려주는 인센티브제를 실시하고 있죠."
이 뿐 아니다. 토목 관련 자회사를 차려 사원들의 직장 안정도를 넓혀 나갈 예정이다. 사원주주제로 운영될 이 자회사는 자기 사업을 원하는 사원들의 의욕을 회사가 수용함으로써 회사와 사원이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이다.
"올 초 전 사원이 등반한 산 정상에서 고지한 내용입니다. 지켜 봐주세요." 라며 약속에 대한 자심감이 넘쳐난다. 자리를 같이 한지 20여분이 지나 음식이 차려지자 회 한 점을 집어 들더니 말을 잇는다.
"간 기능이 약한 나로서는 기왕이면 좋은 회로 단백질을 섭취하려고 하는데 마침 이 집 주인이 자연산 회만 취급합니다. 양식은 아예 쓰질 않고.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고요."
싫어하는 음식이 있냐고 묻자 한참을 생각하던 김 회장이 씩 웃으며 어릴 적에 커서는 절대 호박죽을 먹지 않겠다고 결심한 적이 있다고 했다.
"고향인 고령에서 4대가 함께 살던 시절, 어머니는 어려운 살림을 꾸리면서 가마솥에 자주 호박죽을 쑤었는데 밀가루가 담긴 바가지를 들고 끓는 죽에 밀가루 덩이를 던져 넣는 일을 많이 시켰다."며 그게 왜 그렇게 싫었는지 모르겠다고 회상했다.
이어 화제는 김 회장이 추구하는 아파트 개념으로 돌려졌다. "저층이면서 외관이 아담하고 포근한 느낌을 주는 실속형 타운 하우스를 많이 지으려고 합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로 치솟는 대단지 아파트 보다는 지붕에 철기와가 있고 들쭉날쭉한 외형의 빌라를 닮은 타운 하우스는 도심 속 행복한 거주환경 조성에도 한몫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여년을 대구에서 사업가로 활동해 온 김 회장은 2년 전 대학원에서 시조문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최근엔 취미로 장구를 배우고 있다. 1년 후엔 여러 사람들 앞에서 장구를 신명나게 두드리는 작은 음악회를 여는 것이 소망이다.
한 때 사업에 어려움을 겪자 주변에 그 많던 사람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좌절 했던 그는 종교의 힘과 공부를 통해 이를 딛고 일어섰다. "내가 작아진 만큼 마음은 그보다 훨씬 더 넓어져 있더라."는 김회장은 앞에 놓인 잔을 시원하게 비웠다.
◇연해정
'100% 자연산이 아니면 100만원을 드립니다.'
수성구 범어 4동 KBS로 들어가는 길에 위치한 일식집 연해정은 자연산 회감만을 취급한다. 주인 서성환 씨가 직접 활어차를 몰고 다니며 남해와 동해에서 우럭, 돔 등 싱싱한 횟감을 들여오는 이 집은 회를 특히 크고 두텁게 썰어 한입 가득 씹는 느낌이 남다르다. 우직하리만큼 자연산만을 고집하는 주인의 성격상 양식은 아예 발도 들여놓지 못한다고.
모듬회의 경우 1인분에 2만5천원 정도다. 겨울철 점심특선으로 생대구탕(1만 5천원), 아귀탕(7천원), 물메기탕(5천원)도 있다.
문의:053)752-3646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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