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56·대구시 달서구 대곡동) 씨는 매주말 등산 때마다 가방속에 카카오 99%짜리 초콜릿을 가지고 와 주위로부터 부러움을 산다. 중학생인 이모(15) 양도 얼마전부터 매점에 가면 달콤한 밀크초콜릿보다 뒷맛이 씁쓰레한 다크초콜릿을 선택한다. 초콜릿 시장에 '하이 카카오' 열풍이 불고 있다. 카카오 함량을 50%이상으로 높이고 우유와 설탕을 적게 넣은 다크 초콜릿 제품이 쏟아져 나오면서 초콜릿 시장이 새 판을 짜고 있다.
◇'블루 오션'이 된 하이 카카오 시장
이마트 만촌점은 최근 다크 초콜릿 매장을 매장내 노른자위 위치에 배치했다. 최근 하이 카카오 바람이 거세게 일면서 매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 그동안 달콤하고 부드러운 밀크 초콜릿이 대세를 이뤘지만 주원료인 카카오 함량을 50% 이상으로 높인 다크 초콜릿이 웰빙바람과 함께 유행하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는 것.
이 때문에 국내 초콜릿 시장의 80%를 차지하던 밀크초콜릿 시장이 카카오 함량을 높인 56%, 72% 등의 하이카카오 초콜릿에 선두를 내줄 상황. 카카오 함량률 56,72%인 롯데제과의 드림 카카오는 출시 초기인 지난해 8월 매출 10억 원에 불과했으나 9월 30억, 10월 40억, 11월 60억, 12월 90억 원 등으로 매월 가파른 매출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스위스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린트 초콜릿'이 지난해 10월부터 내놓은 '엑설런스 다크' 와 '엑설런스 씬스 다크'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 제품의 카카오 함량은 각각 70%와 85%.
대백프라자점 식품관 이정욱 주임은 "카카오 85%인 '엑셀런스 씬스 다크'(125g, 9천 원), 72%인 벨기에산 '벨지안 다크 미니바'(64g, 2천500원) 초콜릿이 인기"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의 경우 카카오 함유가 99%인 일본산 '코우카 카카오' 초콜릿(45g에 3천 원)이 날개 돋힌듯 팔린다. 이 백화점의 지난해 9월 이후 다크 초콜릿 매출신장률은 20%이상이다. 푸드갤러리 이수원 팀장은 "하이 카카오 제품이 인체에 유용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초콜릿 매니아를 지칭하는 청소년부터 여대생, 어르신까지 다양한 고객이 찾고 있다."면서 "특히 등산 시 열량 보충을 위해 일반 초콜릿을 사용하던 수요층이 하이 카카오 초콜릿으로 옮겨가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이마트 대구·경북 8개점 기준으로 지난 한해동안 하이 카카오 초콜릿 판매신장세는 매월 10%에 이르면서 카카오 함유량 56,72%의 초콜릿 제품이 지난해 11월과 12월 '베스트 5' 제품군에 들기도 했다.
동아백화점 공산구매팀 이시욱 과장은 '2000년부터 웰빙붐 속에 시들해졌던 초콜릿이 하이 카카오 열풍으로 다시 뜨고 있다."며 "초콜릿이 건강보조식품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국내 초콜릿시장 규모는 2천700억 원선이었지만 올해는 신제품 매출 호조와 지난 연말 불기시작한 초콜릿 다이어트와 보건 붐으로 인해 그 규모가 3천억 원을 웃돌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카카오 과연 효능은?
비만의 주범으로만 알려졌던 초콜릿이 최근 왜 각광을 받는 것일까? 심장질환을 막아주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과 고열량 식품으로 아직 효과를 단정할 수 없다는 반응이 엇갈린다. 업계에서는 초콜릿의 주원료인 카카오에 함유된 플라바놀(flavanol) 성분이 항산화 작용을 한다는 연구결과 등을 근거로 다이어트와 노화예방, 심장질환 예방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아직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먼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가의 여부. 다크 초콜릿은 설탕과 우유를 대폭 줄이고 카카오 함량을 늘린 것이 특징으로 일반 초콜릿에 비해 단 맛을 줄였다. %다크 초콜릿의 경우 설탕이 전혀 들어 있지 않다. 그러나 99% 초콜릿에는 지방이 24g 들어 있다. 지방이 g당 9kcal의 열량을 내는 것을 고려하면 45g인 99% 다크 초콜릿의 열량은 지방을 포함, 290kcal에 이른다. 반면 65g짜리 밀코 초콜릿의 열량은 170kcal에 불과하다. 다크 초콜릿은 고열량 식품이다.
카카오에 들어있는 폴리페놀 성분은 항산화제로 노화를 억제하고 '플라보노이드'는 심장질환을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학계의 연구 결과가 나와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데이비스분교 식품영양학부의 헤이젠 슈로이터 박사팀도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 2006년 1월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카카오에 함유돼 있는 플라바놀 성분을 섭취하면 심혈관계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상관성을 좀 더 심도깊게 규명할 수 있게 됐다."고 밝힌바 있다.
또한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은 카카오 함량이 많은 다크 쵸콜릿을 일정하게 섭취하면 아스피린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카카오 속 플라바놀 성분이 혈관을 막아 심장마비를 초래할 수 있는 혈소판 응집을 막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하이 카카오라도 향첨가제나 유화제가 쓰여 안전하다고 보기 힘들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한다. 다만 이들도 설탕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99% 초콜릿의 경우 비교적 괜찮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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