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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운 소' 사망 "꽃상여 타고 벗 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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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돌봐준 이웃 할머니 산소 찾아가 눈물 흘려

13년 전 따스한 손길로 돌봐주던 이웃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수십 리 떨어진 산소를 찾아가 눈물을 흘리고 영정 앞에서 문상을 해 화제를 낳았던 상주 사벌의 '의(義)로운 소'가 11일 밤 9시쯤 죽음을 맞았다.

순수 한우 혈통의 의로운 소 나이는 20세. 사람으로 치면 60대다.

이에 따라 상주시는 12일 '의로운 소 장의추진위원회'(위원장 최영숙 상주시청 축산특작과장)를 구성해 사람이 죽은 것처럼 장례의식을 치렀다. 염, 입관, 발인제를 거쳐 차량으로 만든 꽃상여로 상주 사벌면 삼덕리 상주박물관 옆 장지까지 이동해 하관과 봉분제 등을 거행했다. 무덤은 '의우총(義牛塚)'으로 명명됐다.

이날 소의 장례에는 주민 1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만장기와 현수막, 조화도 많았다.

이 소는 1994년 5월 26일 스스로 고삐를 풀고 외양간을 뛰쳐나가 사흘 전에 돌아가신 이웃의 김모 할머니 산소를 찾아 눈물을 흘렸다. 또 김 할머니의 집 마당에서 영정에 '문상'했다.

소 주인이었던 고 서석모 할아버지는 "집과 2km 이상 떨어진 산속 김 할머니 산소 앞에서 소를 찾았다. 소를 달래서 돌아오는 길에 김 할머니 집 앞을 지나게 되자 갑자기 마당으로 들어가 눈물을 글썽거렸다."고 말했었다.

이를 본 김 할머니의 남편 서창호(78) 할아버지는 "소에게 막걸리 2병과 두부 3모, 양배추와 배추 1포기씩을 주고 배상접객의 예를 갖추었다."고 회상한 바 있다. 또 1994년 5월 사재를 털어 사벌면 묵상리 마을회관 앞에 '의로운 소 비(碑)'를 세웠다.

김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해 집 안에 있다가 이웃 외양간에서 혼자 있는 소와 친해져 먹이도 주고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벗이 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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