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몽(MBC)', '황진이(KBS2)', '연개소문(SBS)', '대조영(KBS1)' 등을 앞세워 안방극장을 휩쓴 '사극 열풍'이 올 해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방송사들이 앞다퉈 새로운 사극을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고구려가 대세였다면 올 해 사극은 시대적 배경이 다양해 진다. 게다가 배용준, 문소리, 김희선 등 쟁쟁한 스타들이 사극에 도전해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KBS는 '대왕 세종'으로 사극의 색다른 접근법을 선보인다. '대조영' 후속으로 올 하반기 방송 예정인 '대왕 세종'은 전쟁이나 정쟁(政爭)에 초점을 맞췄던 기존 사극의 공식에서 벗어나 문화와 과학을 꽃피운 세종의 일대기를 그린다. 100부작 규모로 '불멸의 이순신'을 집필했던 윤선주 작가가 극본을 맡을 계획.
역사상 최고의 성군으로 꼽히는 세종을 재조명하면서 한글 창제 과정에 참여한 집현전 학자 등 세종의 신하들에게도 초점을 맞춘다. KBS 측은 "현재 살고 있는 모든 틀이 세종 때 만들어졌다. 현재까지 내려오는 문자나 국악, 법과 제도 등 모든 분야의 표준을 세운 세종의 일대기를 다루겠다."고 밝혔다.
MBC는 배용준과 문소리를 내세운 판타지 사극 '태왕사신기'를 5월 방송 예정으로 준비 중이다. SBS '모래시계'로 히트를 친 김종학 PD와 송지나 작가 콤비가 손잡고 만드는 '태왕사신기'는 한류스타 배용준이 오랜만에 TV에 복귀한다는 점 외에도 수백억 원에 달하는 총 제작비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만주를 호령한 광개토대왕의 업적에 청룡과 백호, 주작, 현무 등 사신(四神)의 신화적 요소를 가미해 고구려 역사를 재조명할 예정이며 사전 제작을 목표로 지난해 3월 촬영을 시작했다.
또 4명의 소녀가 기생학교에 들어가 최고의 기생으로 거듭나는 스토리를 그린 '해어화'도 올 해 선보인다. 김희선, 박지윤 등이 출연하며 '황진이'로 시작된 기생 콘텐츠의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드라마가 먼저 전파를 탄 뒤 뮤지컬로도 제작돼 무대에 올려질 예정이다. '허준', '대장금'의 연출자로 잘 알려진 이병훈 PD가 MBC로 컴백해 연출을 맡은 '이산-정조대왕'도 눈길을 모으고 있다. 극본을 맡은 김이영 작가는 "조선시대 후기 문예부흥기를 이룬 정조대왕을 조명해보겠다."고 말했다.
SBS는 '왕'이 아닌 내시에 카메라를 돌린다. '왕과 나'는 그동안 사극이나 영화에서 조연급에 머물러 있던 내시를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들의 삶과 활약, 애환을 두루 다룬다. 조선 5대 문종 때부터 10대 연산군에 이르기까지 환관을 맡았던 김처선이 극의 주인공으로 '용의 눈물'(KBS1)과 '여인천하'(SBS)를 만든 김재형 PD가 연출을 맡았다. 김처선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유배와 복적을 되풀이하며 영욕의 세월을 보낸 인물로 직언을 잘해 종종 미움을 받았다. 연산군에게 직언을 하다 다리와 혀가 잘렸으며 부모의 무덤까지 헐리는 형벌을 받아 죽었다고 전해진다.
이와함께 SBS는 올 하반기 방송을 목표로 100부작 거대 사극 '단군'을 기획 중이다. 우리 민족 최초의 고대국가인 고조선과 단군을 조명하는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머나먼 제국', '남벌', '아마게돈' 등의 원작자로 유명한 스토리작가 야설록의 원작을 바탕으로 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SBS 측은 "민족의 상고사를 드라마로 옮기는 작업은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다방면으로 조사를 해 본 결과 단군과 고조선을 조명하는 작업은 그 자체로 큰 의의를 지닌다."며 "드라마 단군은 대제국 배달국이 쇠퇴하고 수십 개 제후국들이 일제히 융기하던 전국시대 혼란기를 배경으로 거대한 고대제국의 면모를 구현하는 서사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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