露宿者(노숙자)는 경쟁적 사회구조가 낳은 사생아일까. '노숙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완전고용이 불가능한 우리 사회의 경쟁구조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삶의 형태'라는 '노숙인 권리 선언문'의 한 대목은 이런 생각을 새삼 해보게 한다. 예전에도 乞人(걸인)'부랑아'행려자 등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량한 노숙 풍경은 사회현상으로 굳어가는 느낌이다.
◇大邱(대구) 지역의 노숙자만도 지난해 말 현재 316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들은 주로 대구역'동대구역'신천변 등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748개 쪽방에도 1천287명이 거주하고 있다. 중구만도 집단 거주 여인숙이 25곳이나 되며, 대부분 20명 안팎의 노숙자들이 1.5~3평 규모의 방에 3명까지 함께 살고 있는 실정이다. 대구시가 지난해 관련 施設(시설)들에 10억 원을 지원하기도 했지만 '자갈논에 물 붓기'가 아닐는지….
◇대구에서 노숙자 3명이 최근 같은 날(15일) 잇따라 숨져 사회 安全網(안전망) 부재와 구호 대책 마련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시급하다는 경각심을 일깨운다. 중구 동인동의 한 여인숙에 기거하던 50대 중반의 두 남성이, 중구 대신동의 한 여인숙에선 60대 중반의 한 남성이 영양실조'폐결핵'당뇨병 등으로 방치돼 오다 숨을 거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이들의 면면을 보면 '마지막 선택의 삶'이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한 남성은 구두닦이로 연명하다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은 뒤 술에 기대 살다가 心不全症(심부전증)으로, 다른 한 남성은 당뇨 치료는커녕 제대로 먹지 못해 숨졌다고 한다. 또 한 남성도 폐결핵과 영양실조에 따른 심부전증으로 숨진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의 손엔 끝을 알 수 없는 '절망의 승차권'이 쥐어져 있었을 것 같아 안타깝다.
◇대부분의 노숙자들은 빈곤이 그 원인이나 그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도 극복하지 못하는 속성이나 持病(지병)을 가진 노숙자도 있고, 수용시설을 기피하는 경우도 있을 게다. 일어설 줄 모르는 우리 경제가 이들의 무기력증에 감염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가장 절실한 건 범정부 차원의 대책이다. 주거'의료'고용 등 이들의 再活(재활)을 위한 종합적'실질적 방안들이 하루속히 나와야 하지 않을까.
이태수 논설주간 tspoe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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