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봉화 승부驛 관광객 30만…"속세 시름 잊게 해줘요"

'하늘도 세 평, 꽃밭도 세 평'인 산골마을 간이역에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23일 오후 봉화군 석포면 승부역에는 관광객 30만 명 돌파 기념행사에 참석한 눈꽃열차 승객, 주민, 공무원 등 700여 명이 산골마을 주민들의 넉넉한 인심과 고즈넉한 겨울 정취를 즐기느라 시끌벅쩍했다.

이날 봉화지역 기관단체장과 주민들은 눈꽃열차 탑승객들을 맞기 위해 국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강원도 태백시 주천역(해발 855m)까지 버스로 이동해 서울역을 출발한 눈꽃열차에 탑승한 뒤 경품추첨과 홍보이벤트를 마련했다.

이어 승부역에 도착한 뒤에는 기관사·여객전무, 30만 번째 방문객에게 꽃다발과 기념품을 증정하는 등 '눈꽃열차 운행 관광객 30만명 돌파 기념' 행사를 열었다.

30만 번째 손님으로 당첨된 김진식(45·여·경기도 고양시) 씨는 "승부역의 아름다움에 취해 2년째 이곳을 방문했지만 30만 번째 방문객으로 선정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눈이 없는 것이 아쉽지만 고즈넉한 겨울 풍경만으로도 환상적"이라고 기뻐했다.

이날 석포면 부녀회원들은 방문객들을 위한 환영행사로 풍물놀이 공연, 썰매타기, 토속음식 무료시식 등 체험행사를 마련했고 직접 재배한 잡곡과 대추, 산나물 등 특산물을 판매했다.

"지하철 역사에 걸려 있는 플래카드를 보고 눈꽃열차 관광을 신청했다."는 김지만(56·서울시 구로구)·전윤남(53) 씨 부부는 "오는 길에 눈이 없어 은근히 실망감이 솟아올랐는데 막상 승부역에 도착해 보니 옛 시골 고향집 같은 포근함과 수려한 자연경관이 불만을 눈 녹듯 녹여 내렸다."며 즐거워했다.

환상선 눈꽃열차는 1998년 12월 첫 운행으로 시작으로 2000년 10만 돌파, 2003년 20만 돌파에 이어 23일 총 눈꽃열차 692회 운행으로 30만100명을 돌파했다.

덕분에 겨울이면 마땅한 일거리가 없는 50가구 80여명의 주민들이 산에서 캐다 놓은 온갖 산나물이며 콩, 팥 등 청정 농산물과 산채비빔밥과 찐감자 등을 내다파는 장터를 열어 연간 7억여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거두고 있다.

권오철 봉화군수 권한대행은 "올 겨울은 눈이 내리지 않아 다소 아쉽지만 해발 500m에 자리잡은 산골 역에서 한 두 시간 머물며 잠시나마 속세의 시름을 잊을 수 있는 매력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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