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생 자녀교육기)학문의 초입에 들어선 아이를 보면서 ②

▶ 최선을 다하기

책임감과 독립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매사에 최선을 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한 번 시작하면 끝까지 해야 했다. 첫 애가 돼 집안의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는 자주성이 강하고 한두 번 눈여겨보고는 꼭 "내가 할래!" 하면서 자신이 직접 하려고 했다. 어떤 일을 해결하는 데에도 주어진 방법이 아니라 다양한 시도를 해서 그때그때 칭찬을 많이 해 주었다. 자기가 한 일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또 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런 모습은 학교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말씀을 한 치도 빠뜨리지 않으려는 태도로 나타났다. 언제나 수업 시간에 많은 질문과 진취적인 학습 태도를 보였다. 수업에, 배운다는 것에 흥미를 가졌기에 학교 생활은 활기가 넘쳤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 미술, 수영, 탁구, 무용, 장구 등 단기적으로 학원을 다녔는데 본인이 원하는 경우 지속적으로 했다. 엄마는 조언자로서 다양한 분야의 현장을 보여주었으나 결정은 항상 본인 스스로 했으며, 부모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는 언제든지 요청하면 들어주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처음으로 대학교 과학영재원에 가게 되었는데 그때 자신과 비슷한 관심을 가진 친구들을 만났다. 이때 자극을 받아 새로운 공부-과학과 수학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다. 공부를 할수록 더욱 과학에 흥미를 느낀 아니는 신설된 과학영재학교에 지원하였다. 자신이 원하고 적성에 맞아 좋아하는 일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하였고 성취하여 나아갈 길을 찾았다. 과학영재학교 1학년 때 해외 연수로 간 퍼듀 대학에서의 경험은 유학에 관심을 가지게 했다. 2학년이 되어서 유학 공부를 하겠다고 말할 때도 본인의 결정을 존중했다. 3학년 여름방학 때 이스라엘로 연수를 갈 기회가 있었다. 유학 공부를 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 한참 망설였으나 결국 가겠다고 결심했다. 한 달 동안 이스라엘에서 보낸 시간은 아이에게 소중한 경험이 되었고 미국 대학 지원에서도 소중한 이야깃거리로 활용되었다. 이렇듯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 찾아내었고 판단했다.

▶ 긍정적으로 사고하기

긍정적인 사고는 무한한 가능성을 심어준다고 생각한다. 영·유아 때부터 눈 맞추기, 옹알이 대답해주기, 기발한 생각을 이해하고 인정해주기 등에 신경 썼다. 그래서인지 항상 웃기를 잘 하고 매사를 즐겁게 했다. 어려운 일을 만나도, 잘 안 되는 일이 있어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하고 행동했다.

여덟 살 크리스마스 때 일이다. 학교에서 친구들 사이에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있는지 없는지 의견이 분분했던가 보다. 아이는 이번 크리스마스에 꼭 확인을 한다며 밤에 자기 방문을 잠그고 잤다. 스타킹을 걸어 놓고 아침에 일어난 아이는 깜짝 놀랐다. 부모님의 선물은 문 밖에 있는데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선물은 스타킹에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산타는 있다, 집안이 들썩거렸고 친구, 선생님께 전화를 해서 자기 실험의 결과를 말했다. 사실은 아이가 잘 때 선물을 넣으려고 보니 문이 잠겨 있어 열쇠로 열고 선물을 넣은 뒤 다시 문을 잠그고 나왔는데, 저녁 늦게 들어온 아빠의 선물은 번거로워서 문 앞에 놓아두었던 것이었다.

아이는 어떤 일이든 의문을 가지면 예사롭게 넘어가지 않고 해결하려고 했다. 지금도 어릴 때의 일기장을 보면 표현들이 재미있고 기발한 생각이 많이 들어 있다. 나뭇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나뭇잎이 두 바퀴 반을 돌고 떨어져. 나뭇잎은 헤어지는데 춤을 추네. 기뻐서 추는 춤이 아니라 슬퍼서 추는 춤인가봐.'라고 쓰는 식이었다.

아이는 쉽게 하는 일에 흥미가 없고 반복되는 일은 싫증을 잘 냈다. 어떤 문제든지 해결이 될 때까지 끝까지 하는 끈기를 보였다. 실패를 하거나 성공을 하거나 항상 칭찬해 주었는데 그때마다 자신의 경험을 자신감과 인내력으로 연결시켰다.

▲ 글을 쓴 전미애 씨의 딸 구본준 양은 한국과학영재학교를 거쳐 지난해 9월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 진학했습니다.

※ 학부모들의 자녀교육기 원고를 기다립니다. 자녀를 키우면서 느낀 마음, 어려웠던 부분, 소중한 경험을 다른 이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랍니다. 전자우편 kj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