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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탈북과 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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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7년 1월 15일 오전 1시쯤, 북한 청진의과대학 의사였던 金萬鐵(김만철) 씨는 50t급 청진호를 몰고 엄동의 청진항을 출항했다. 처자식과 장모'처남'처제까지 모두 11명의 대가족을 태운 목숨을 건 탈출이었다. 그러나 청진호는 다음날 엔진 고장으로 표류하게 됐고 1월 20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에 발견돼 일본항으로 예인된다. 대규모 보트피플에 세계가 놀랐다.

◇일본 당국의 조사 과정에서 김씨는 '따뜻한 남쪽 나라로 가려고 탈북했다'고 말했다. 김 씨가 망명지를 정확하게 남조선이 아닌 '따뜻한 남쪽 나라'로 말한 이유는 아직도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 측은 한국의 引渡(인도) 요구와 북한의 送還(송환) 요구 사이에서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시간을 끌던 일본은 결국 세계 여론의 압박과 막후 협상 끝에 김 씨 일가를 타이완으로 보냈고, 이들은 다음날인 2월 8일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김 씨 일가 11명의 한국 귀순 20년을 앞두고 언론은 일제히 김 씨 일가의 소식을 전하고 있다. 김 씨는 귀순 후 국민적 환영과 지원, 강연과 투자 등으로 한때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한다. 그러다 수차례 사기를 당해 재산을 날리고 현재 경기도 광주의 컨테이너 가옥에서 어렵게 산다고 한다. 그러나 가족들은 나름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 가족이 북한을 탈출한 그날 1987년 1월 15일 오전 11시 43분쯤, 西海(서해) 백령도 근해에서 조업 중이던 우리 어선 '동진 27호'가 납북됐다. 북한 매체들은 다음날 '영해를 불법 침입한 남조선 선박 1척을 단속'했다고 보도함으로써 납북을 확인했다. 동진호에는 12명의 선원이 타고 있었다. 17세 때 아버지와 생이별한 동진호 선장 최종석 씨의 딸은 납북자가족협의회 회장이 되어 납북자들의 귀환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납북자 송환을 공식적으로 요구한 적이 없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일부 납북자를 끼워넣어 납북자를 이산가족으로 취급했다. 한국 정부는 그나마 다행이라는 식이다. 1만 명에 육박한 탈북자 대책도 응급처방 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 진보로 위장한 친북좌파세력은 납북자와 탈북자는 안중에 없는 듯, 인권 타령 하며 비전향장기수 북송에 박수 치고, 북한 퍼주기에 안달이다. 임진각 소나무에 걸린 노란 손수건이 애처롭다.

김재열 논설위원 solan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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