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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닉 에세이] 밥그릇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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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이후 과거사에 대한 역사인식의 평가가 다양화되고 자신이 처한 현재의 위치나 존재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과 기준을 가지게 되면서 누적된 불만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시위는 이러한 불만족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흔한 자기표현의 수단이었고 이와 더불어 언론매체에 흔하게 등장하게 된 말 중 하나가 '밥그릇 싸움' 이라는 표현이다.

2000년과 2002년 의약분업의 소용돌이 속에서 의사들은 거리로 나섰고 연일 언론에서는 밥그릇 싸움이란 표현을 예외 없이 사용하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의사들의 밥그릇에 담겨진 밥을 퍼서 약사의 밥그릇에 옮겨주고 더불어 국민들의 호주머니도 털어가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당시 진료실을 비운 의사들에게는 호된 질책이 잇따랐고 의사들의 말은 자신들의 밥그릇 지키기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밖에 없는 사회분위기속에서 의사 편들기는 곧 의사밥그릇 지키는 하수인이라는 공식이 만연하였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정부도 인정하듯 당시의 정책에는 많은 오류가 있었다는 것이 사실로 밝혀졌고 그 피해는 밥과 호주머니가 털린 의사와 국민에게 돌아가 버렸다.

2007년, 이제는 의료법의 개정을 통해 또 다른 형태의 밥퍼주기가 시작되었다. 의료법 개정에 대한 의사들의 시각은 줄어든 밥그릇의 밥보다도 의사 흉내 내는 집단의 이기심이 이제 그 도를 지나쳤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의료법 개악을 온 몸으로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뿐인 것 이다. 이는 결국 과거 의약분업의 결과처럼 국민과 의사들에게 엄청난 고통과 피해를 가져 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마지막 남은 밥그릇속의 밥 한 톨에 목숨을 거는 이유일 것이다.

김대훈(미래연합소아청소년과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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