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봄, 지인으로부터 아주 특별한 선물을 받았다. 봄철의 흙먼지와 꽃가루를 막아주는 분홍색 황사마스크였다. 내 건강까지 배려한 주는 이 분의 세심한 마음이 느껴져 참으로 감사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편안한 숨쉬기조차 마음대로 누릴 수 없는 황폐한 환경변화에 대한 씁쓸한 기분도 피할 수 없었다.
지난 겨울 찾아온 이상 고온현상으로 올 봄에는 최악의 황사가 우리나라 하늘을 뿌옇게 뒤덮을 것이라고 벌써부터 법석들이다. 지난 봄에 선물로 받은 그 마스크를 더 가까이 두고 애용해야 할 것 같다 .
황사 속에는 모래먼지 뿐만 아니라, 중국공업지대에서 유입되는 다이옥신과 아황산가스, 납 등의 중금속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고 하니 더더욱 걱정이 앞선다. 이웃 나라 중국의 산업화로 그 나라의 경제는 갈수록 부강해지는데, 그 나라의 동녘에 위치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나라의 국민건강은 갈수록 더 크게 위협받고 있다. 이 위협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안타깝기만 하다.
황사 속 유해성분을 해독할 수 있는 디톡스 음식으로 녹차를 권하고 싶다. 고대사회로부터 차의 음용이 널리 성행되어 온 것은 차가 갖는 기호음료로서의 가치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차는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건강음료로서의 가치도 가진다.
차에는 여러 가지 특이한 성분이 포함되어 옛 선인들은 선약(仙藥)이라고까지 했다. 오늘날에는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차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규명됨에 따라 보건음료로서의 가치가 재인식되고 있다. 녹차의 카테킨 성분은 중금속 흡착성이 강해 중금속의 체내 유입을 억제하고 체외 배출을 돕는다. 또한 녹차의 탄닌 성분은 중금속의 침전을 용해시키며 살균작용에도 크게 기여한다.
녹차를 마실 때는 차의 색과 향 그리고 맛을 느끼며 3~4번에 걸쳐 나누어 마시는 것이 좋다. 입안에서 퍼지는 차의 여러 가지 맛을 고루 음미하며 차의 풍취도 느껴본다. 녹색 빛 찻물이 모세혈관까지 퍼진다는 상상을 하며 마시면 심리적 평온까지도 느낄 수 있다.
차갑게 마시는 것보다 따뜻하게 마시는 것이 좋고, 그때그때 우려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 같은 황사 철에는 외출 후 녹차를 진하게 우려 흙먼지로 버석대는 입안을 헹구어 냄으로써 상쾌함을 즐기는 것도 권장할만한 음용법이다. 봄이 되면 찾아오는 불청객, 황사로 고생하는 많은 분들께 맑은 청향의 녹차 한 잔을 권하고 싶다.
이화순(유빈차명상예절교육원장·계명대 평생교육원 차와 명상 전담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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