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향숙의 고민 지우개] 초등학교 입학 앞둔 아이, 두려움 있는 듯

*고민있어요

3월에 초등학교의 학부형이 되는 초보엄마입니다. 아이가 유치원은 잘 다녔었는데 학교 얘기가 나오면 '학교는 꼭 가야 하는 거야? 안가면 안돼?'라고 묻곤 합니다. 이유를 물으면 대답은 않은채 유치원에만 다니면 안되냐고 되묻습니다. 행여 학교에 대한 두려움이 있을까봐 걱정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렇게 해보세요

아이의 첫 입학 통지서를 받아들고 설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손수건 가슴에 매달고 운동장에서 두 팔을 쭉 뻗어 나란히 하던 옛 추억이 새삼 떠오르며, 어느새 부쩍 자라 학교라는 울타리로 들어 간다는 생각에 대견하고 뿌듯하기도 했지만 설렘 한켠으로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자리했었던 기억입니다. 님의 경우처럼 아이가 학교가는 것에 대해 소극적이라면 그 염려의 크기가 조금 더 하겠지요. 부모의 입장에선 학교에 대한 거부반응에 민감할 수 밖에 없고 또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많이 걱정 되시겠지만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니 같이 해법을 한번 찾아 보자구요.

자유로운 놀이와 학습으로 개개인의 눈높이에 맞추며 선생님의 보살핌을 받는 유치원과는 달리 학교는 집단의 규율과 엄격한 원칙에 아이 스스로가 맞춰가야 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익숙했던 곳을 떠나 새로운 공간에서의 생활에 대해 두려운 것은, 정서적으로나 성격적으로 큰 문제가 있어서라기 보다 낯선 환경과 새로운 친구들에 대해 스스로의 준비가 덜 되어서 부담이 되거나 학교라는 공간이 어린아이들에게는 버거울 수도 있을테지요.

아이들이 부모와 일정시간 동안 떨어져 있을 때 생기는 불안한 상태를 '분리불안'이라고 정의할 때, 님의 아이의 경우는 유치원은 별 무리없이 적응하였다는 사실로 미루어 분리불안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극복되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아이가 그렇게 생각하는 나름의 이유, 즉 내/외적 요인을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는데, 이 때 화를 내거나 강압적인 자세로 다그친다면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아이에게 눈높이를 맞추고 수용하는 태도로 다가가야 할 것입니다.

학교에 갔을 때 무엇이 제일 걱정되는지를 물어보고 그 것의 해결 방법들을 알려줌으로써 생활습관을 학교생활에 적합하도록 서서히 조절하여 단계적이고 점진적으로 아이의 불안을 해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 다음, 학교는 누구나 가야하는 곳임을 주지시키고, 예상 가능한 상황들에 대해서 그리고 지켜야 하는 규칙들에 대해서 반복적이고 쉬운 설명으로 이해시키면서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자신감을 북돋우고, 학교가 친숙한 곳이란 인상을 갖도록 하는 것도 잊지 않아야겠지요. 나아가 가정에서도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여 정서적 안정을 꾀하고, 하교시 엄마가 따뜻하게 맞아주는 것으로 관심을 표명하며 아이의 불안심리를 덜어 내는 것이 좋겠습니다.

심각한 수준의 거부현상이 아닌 단순히 가기 싫어하는 정도는 어린아이들이 한번쯤은 경험하는 증상이므로, 현재의 상황을 더 큰 배움터로 첫 발을 내딛으며 적응력을 기르는 발달과정 중의 한 단계로 받아들이면, 오늘의 고민이 지워질까요? 새내기 母子에게 힘찬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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