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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곰보배추 달여먹으면 보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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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이 되면 산불 때문에 늘 걱정이다. 특히 바람이 많이 불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 더욱 그렇다. 지난해 이맘때 주말에 산불근무로 들에 나갔다가 못생긴 풀을 알게 되었다. 바로 문둥이배추라고도 불리는 곰보배추다. 엄밀히 따지면 봄나물은 아니지만 요즘이 제철인 것 같다.

같이 동행한 분이 곰보배추를 달여 마신 후 몸이 한결 좋아졌다고 하면서 짬을 내 힘들여 채취한 곰보배추를 듬뿍 나누어주었다. 고맙게 받아들고 집에 돌아와 정성껏 달여 마신 기억이 새롭다.

곰보배추를 약으로 쓰게 된 유래는 이렇다. 청정자연으로 유명한 예천(醴泉)에 약초를 써서 질병을 치료하는 권씨 성을 가진 할아버지가 살고 있었다 한다. 그런데 마을에서 한참 떨어진 곳에 사는 어떤 사람이 폐병, 심장병, 부인병 등 온갖 질병에 효험이 있다고 소문난 막걸리를 팔아 찾는 사람이 많았다. 권 할아버지는 이 막걸리 빚는 방법을 배우러 수차례 찾아갔지만 허탕을 치게 되자, 밤중에 약초를 캐러 들에 나가는 주인을 미행한 끝에 곰보배추를 알게 되었다 한다.

곰보배추는 감기, 천식 등의 기침에 특효가 있다. 한 광주리쯤 뿌리째 뽑아 푹 달인 물로 막걸리를 빚어 마시면 되는데, 두 번 정도 빚어 마시면 오래된 기침도 뚝 떨어진다고 한다. 또 봄나물처럼 된장을 끓여 먹기도 하고, 식혜를 담가 마시는 등 요리법도 다양하다.

최근 들어 야생초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산뜻한 이 봄에 온 가족이 함께 가까운 들로 나가보면 곰보배추를 많이 볼 수 있다. 주위에 그저 흔한 잡초가 아닌 몸에 이로운 안전한 먹을거리를 발견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우리 땅에서 나는 것이 우리 몸에도 좋다는 생각을 새삼 해보게 된다.

이준식(경북 예천군 예천읍 대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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