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시장이 4월부터 본격 레이스에 들어가게 된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정책과 미분양 물량 증가 등으로 분양 시기 저울질에 들어갔던 건설사들이 전통적인 분양 시즌인 4월에 맞춰 잇따라 모델하우스 오픈 계획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7년 분양 시장은 집을 사려는 실수요자나 주택회사 모두에게 만만치 않은 한 해가 될 전망이다.
9월부터 시행이 예고돼 있는 '분양가 상한제'를 비롯, 입주 물량 증가와 적체된 미분양 단지 등 부동산 시장의 걸림돌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탓이다.
구매자 입장에서는 '가격 하락'에 대한 부담감으로 '구매 결정'이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건설사도 땅값 상승 등 현실적 문제를 고려할 때 시장 상황을 반영한 '분양 가격'을 내놓기 어려운 입장.
부동산 컨설팅사인 대경의 최동욱 대표는 "당분간 아파트 구매를 재테크의 방법으로 선택하기에는 불확실성이 많다."며 "그러나 가격 하락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신규 주택이 필요한 실수요자라면 적절한 매수 타이밍을 고려해 구매 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대구 공급 물량
올 한 해 건설사들이 대구 지역에서 공급 예정인 아파트는 4만 가구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분양 물량이 2만 5천 가구인 것과 비교하면 1만 5천 가구나 늘어난 수치. 분양 물량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분양 시기를 놓친 단지들이 올 분양 물량으로 넘어온데다 내년부터 분양되는 아파트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만큼 내년 초 예정 물량이 올 하반기로 분양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바닥을 치고 있는 부동산 시장 분위기를 감안하면 건설사들이 수요자를 잡기 위해 어느 해보다 치열한 '분양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분양 대행사 대영의 이호경 대표는 "실수요자는 줄어든 반면 분양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다 정부의 각종 규제 등으로 분양 시장 상황이 크게 좋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입지나 단지별로 상대적인 양극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선 올해 지역 분양 시장의 '큰판'은 달서구가 될 전망이다. 전체 분양 예정 물량 중 40%에 달하는 1만 4천 가구가 달서구에 집중돼 있고 지난해 분양한 5천 가구 중 아직 계약자를 찾지 못한 미분양 물량이 적지 않은 탓이다.
그러나 지난해 달서구 분양 시장이 월배 지역을 중심으로 움직인 반면 올해는 재건축 단지인 송현 주공과 성당 주공 등 구도심 지역과 한동안 신규 분양이 없었던 용산과 감삼동 지역에서 신규 단지 분양이 줄을 이을 전망이다.
한동안 대구 지역 분양 시장을 이끌어 왔던 수성구 지역도 주상복합 아파트인 두산동 'SK 리더스'를 시작으로 5천60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달서구에 비해서는 절반 정도이지만 지난해 분양 물량도 6천 가구에 달하는 등 일시적 과잉 공급 현상을 빚고 있어 시장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또 동구도 지난해 3천700가구와 비슷한 4천900가구 정도가, 상대적으로 분양 물량이 적었던 북구도 구미 공단 발전으로 개발 탄력을 받고 있는 칠곡 지역 등을 중심으로 6천 가구가 분양 대기 중에 있다.
지난해 분양이 없었던 중구와 서구에서도 1천200가구와 2천500가구 정도가 분양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이며 달성군은 지난해 800가구가 분양됐지만 올해는 예정 물량이 5천 가구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화성산업 권진혁 부장은 "동구와 북구는 개발 호재 등의 영향으로 꾸준히 수요가 이어지고 있고 남구와 서구 등도 그동안 신규 분양이 적은 영향으로 어느 정도 수요가 뒷받침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달서구나 수성구 등은 분양 가격이나 입지에 따라 계약률이 큰 차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는 전반적으로 각 구·군별로 30평형대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대구 지역 전체 미분양 물량 1만 가구 중 60% 이상이 중대형 평형인데다 상대적으로 30평형대 초기 계약률이 높아 업체들마다 평형 변경 등을 통해 30평형대 공급 물량을 늘려 잡고 있기 때문이다.
◇분양 가격은
전체적으로는 지난해와 비슷한 횡보를 할 것으로 보인다. 2002년을 기점으로 해마다 분양 가격이 10~20%씩 꾸준히 상승해 왔지만 정부의 부동산 정책으로 더 이상 '고분양가'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데다 1만 가구에 이르는 지난해 미분양 물량이 가격 상승에 발목을 잡고 있는 탓이다.
우방의 강성운 영업팀장은 "지난해 신규 분양 가격이 2005년보다는 상승했지만 미분양 영향으로 건설사들이 중도금 무이자 등의 조건 변경을 실시해 실제 분양 금액은 2005년과 비슷한 단지들이 많았다."며 "올해 분양 가격도 일부 단지를 빼고는 지난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지난해 구별 분양가는 30평형대를 기준으로 볼 때 수성구가 평균 평당가 837만 원, 달서구가 720만 원을 기록했으며 북구는 690만 원, 동구는 640만 원 수준이었다. 또 40평형대는 수성구가 1천100만 원, 달서구가 830만 원, 북구와 동구가 각각 780만 원과 710만 원 선이었다.
올해 수성구 분양 가격의 경우 4월 첫 분양에 들어가는 수성구 두산동 SK리더스뷰의 전체 평당 평균 가격이 1천300만 원 이하로 지난 2005년 분양한 범어동 '두산 위브 더 제니스'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또 향후 수성구에서 분양에 들어갈 타 단지들도 지난해 분양 단지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은 선에서 건설사들이 분양 가격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북구나 동구 지역 등도 지난해와 같은 분양가 추세가 전망되지만 죽전 네거리 대우 월드마크와 송현 주공 재건축 분양 등이 있는 달서구는 최고가 경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택회사 관계자들은 "땅값 상승이 만만치 않은데다 건축법 강화에 따른 공사비 증가, 기반시설 부담금 등으로 원가 상승 압력이 높지만 시장 상황을 볼 때 분양 가격을 올려 잡기가 쉽지 않다."며 "일부 단지들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분양 가격이 내린 곳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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