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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10년된 스텔라 타고도 하하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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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인 12월 27일. 결혼기념일이었다. 17주년. 열일곱 번째니까 이젠 잊어버릴 만한 기념일이다 싶었는데 "아뿔사" 그날 아침까지 까맣게 잊고 있었다. 점심때쯤 아내에게서 문자가 왔다. '처음처럼…, 그렇게 남은 세월도 지났으면…' 웬 뜬금없는 문자인가 의아해하다가 아차 싶었다. 아침에도 아무 말 없이 출근했으니 저녁엔 수습에 들어가야 했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신혼여행 사진. 급히 시간을 내 집으로 달려가 신혼여행 때 찍은 필름에서 사진 하나를 골라 확대했다. 아내가 퇴근하기 전 작은 액자에 넣어 식탁에다 올려두고는 무사히(?) 그날을 넘겼다.

충남 예산군 수덕사 대웅전 앞 돌계단에서 찍은 사진이었다. 17년 전. 막 외국으로의 신혼여행이 한창인 때였다. 그때 무슨 바람이 불어서 제주도도 아닌 국내 신혼여행을 고집했는지…. 그땐 둘 다 남들처럼 똑같은 여행을 싫어했다. 오죽했으면 결혼시즌이 아닌데도 평일에 결혼식을 올렸을까. 물론 국내 신혼여행을 한 게 무슨 거창한 뜻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둘이서 머리를 맞대고 여행계획을 짜고, 선배 승용차를 빌리고, 숙소를 예약하고 하는 자체가 재미있었다.

식탁 위의 사진을 보며 다시 한번 신혼여행을 되돌아본다. 빌린 선배의 차는 10년이 훨씬 넘은 스텔라승용차였다. 추운 겨울, 아침에 시동이 안 걸리던 일, 눈길에 차가 미끄러지며 속리산으로 향하던 일, 신혼여행임에도 한겨울 관광객이 없어 주로 독사진만 찍었던 일 등등…. 소중한 추억들이다. 식탁의 사진 덕분에 결혼 20주년 때의 새로운 여행계획도 잡았다. 신혼여행은 아니지만 그럴듯한 해외여행 다녀오기다.

박창민(대구시 수성구 수성4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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