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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 오르페우스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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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페우스가 노래를 하면 꽃과 동물들이 모두 춤을 추었다. 또 흩어져 있던 돌들도 오르페우스가 하프를 울리면 원을 그리며 모여들었다. 시끌벅적한 싸움을 벌이던 사람들도 그만 감미로운 하프 소리에 취해 싸움을 잊은 채 고요히 황홀경에 잠겼다.

자기 자신에 관한 의식과 마음이 다 녹아들고 순수한 하나의 빛이 되었을 때, 만물을 감화시키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그의 몸과 영혼 전체가 아름답고 조화로운 우주의 선율로 화한 것이다.

깨달음이 완성되었을 때 주위의 모든 존재들이 신비로운 합일을 이루게 된다. 이런 사람 앞에 있으면 그윽하고 미묘한 음악이 내부에서 들려온다. 그 깨달음의 발현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모든 존재에게 깊은 감흥을 주는 춤과 노래였다. 그 노래는 우리들에게 화락하고 푸근한 생명의 힘을 일으켰다.

모든 존재가 그에게 감사하게 되었다. 그렇게 오르페우스의 존재가 사람들의 기억에 남아 영원한 신화가 되었다. 신화 속의 인물로 생각하는 오르페우스는 덕체를 완성한 실존 인물이었다.

그 신화의 뜻은, 깨달음이 완성되었을 때 모든 존재들이 감흥을 일으킨다는 말이다. 심지어 벽이나 책상들도 감흥을 느낀다. 깨달은 사람이 있는 방안의 기운 자체도 감흥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곳에 가면 굉장히 기분 나빠지고, 어떤 곳에 가면 굉장히 기분 좋아지고 즐거워진다. 그것이 바로 벽도 방도 감흥을 일으키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것이 바로 만물을 감화하는 힘이다. 감화시키려고 노력하지도 않지만 그 존재의 울림 자체가 이미 깊은 감화를 일으킨다. 그런 존재는 신조차도 감화되고 그 음악에 감동하여 찬미를 아끼지 않는다. 인간으로서 그런 상태까지 갈 수 있을까 생각할지 모르지만 오르페우스의 이야기가 바로 그 가능성의 증거라 본다.

자아의 마음이 다 녹아버린 성현들의 향기는 모든 존재의 가장 깊은 곳으로 스며든다. 그들은 말을 하지 않고 가르치지 않아도, 이미 다른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또 많은 풀과 나무, 동물들마저도 그 깊은 사랑에 동참할 것이다.

이것이 궁극의 노래다. 이 덕체의 풍요를 느낄 수 있어야 하리라. 우리는 이처럼 지고한 지혜, 스스로 빛나지만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단지 배경음악으로 존재하는 심오한 지혜의 차원을 터득해야만 하리라. 드러내지 않고 베푸는 사람은 성인이다. 그분들이야말로 인류의 보배인 것이다.

이인수(대구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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