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세상) 데이터 `빅뱅`…`하드공간이 부족합니다`

정보화가 급진전되면서 디지털 데이터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콘텐츠들이 생성·복제·펌질을 타고 디지털 저장매체에 채워지고 있다. 이 세상의 모든 디지털 '곳간'에 들어있는 디지털 정보의 총량은 얼마나 될까.

◆ 정보의 '빅뱅'

어림잡아 10억 명 정도가 인터넷을 이용하는 시대이다 보니 디지털 정보의 양도 상상을 초월한다. 지금 전 세계 디지털 곳간을 채운 정보의 양을 계량화하려면 엑사바이트(EXaByte)라는 비교적 생소한 단위를 써야 할 정도다.

IT시장 조사기관인 IDC는 최근 지난 한 해 동안 인류가 만들어낸 디지털 정보의 총량을 161엑사바이트(ExaByte)로 추산했다.

엑사바이트는 얼마나 큰 단위일까. 1엑사바이트는 1기가바이트(GigaByte)에 10억 배에 해당한다. 사람들의 목소리를 MP3파일로 녹음할 경우 유사 이래 지구의 모든 사람들이 나눈 대화를 1엑사바이트에 다 담을 수 있다는 추정치도 있다.

전 세계 데이터 총량인 161엑사바이트는 1천610억 기가바이트인 셈이다. 이 정도의 정보를 저장하려면 요즘 많이 쓰이는 1기가바이트 메모리 카드 1천690억 개가 필요하다.

IDC는 앞으로 수년 동안, 전 세계 디지털 정보가 연평균 57%씩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0년께 988엑사바이트의 정보가 쌓일 것으로 IDC는 내다봤다. 이때부터는 제타바이트(Zettabyte)라는 상위 단위가 동원되어야 할 판이다. 1천24엑사바이트가 모이면 1제타바이트가 된다.

텍스트로만 환산했을 때 1메가바이트 정도면 500쪽 분량의 책 한 권을 채울 수 있다. 1제타바이트의 디지털 정보로 책을 만들어 늘어놓는다고 가정하면 지구에서 태양 사이를 37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가 나온다. 1제타바이트 용량 정보를 인쇄하면 지구사람 한 명에 36t 분량을 나눠줄 수 있다. 1제타바이트는 지구의 모든 바닷가에 있는 모래알 수와 같다는 추정치도 있다.

◆ 대단한 IT코리아

지난해 한국에서 생성·복제된 디지털 정보의 총량은 2천701페타바이트(Petabyte) 규모라고 IDC는 추정했다. 이 정보로 책을 만들어 쌓는다면 서울시 전체를 1.5m 두께로 덮을 수 있다.

2010년의 디지털 정보량은 2006년보다 5배 증가한 1만 5천718페타바이트에 이를 전망이다. 책으로 환산하면 15조 7천억 권이고 서울시를 9m 두께로 덮는 규모다.

2010년 한 해 한국인 1인당 생산 및 유통할 디지털 정보는 330기가바이트 수준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세계 1인당 예상 평균치(150기가바이트)를 2.2배 웃도는 것이어서 IT강국 한국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개념적으로만 정립돼 있던 천문학적 단위가 실제로 필요할 정도로 데이터가 늘어나는 이유는 인터넷 대중화와 동영상 UCC(사용자 제작 콘텐츠) 붐 때문이다.

◆ 개인도 테라바이트 넘본다

영국의 인터넷 서비스사인 '넷 크래프트'는 지난해 10월 현재 전 세계 웹 사이트 수가 1억 개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한 해 동안 생겨난 웹 사이트 수만 해도 2천700만 개에 이른다. 1996년 2억 5천300만 개이던 전 세계 e메일 계정도 지난해 16억 개로 불어났다.

세계에 보급된 디지털 카메라(카메라폰 포함)는 10억 개를 넘는다. IDC는 2010년까지 디지털 정보의 70%가 개인들에 의해 만들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테라바이트(TeraByte)는 기업에서나 거론되는 단위였다. 1테라바이트는 1천 기가바이트에 해당된다. MP3 음악파일 25만 곡을 담을 수 있는 용량. (피터 잭슨의 영화 '킹콩'에 등장하는 뉴욕 맨해튼 전경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창조하는 데는 70테라바이트 디지털 정보가 필요했다)

동영상 마니아 중에는 몇 테라바이트 정도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이들이 적잖다. 컴퓨터회사인 델은 자사의 PC에 선택 사양으로 장착할 수 있는 1테라바이트짜리 하드디스크 드라이브를 지난달 출시했다. 개인들이 3, 4테라바이트의 저장장치를 쓰는 것은 이제 시간 문제다.

◆ 견디기 힘든 데이터의 '무거움'

포털이나 동영상 사이트들로서는 데이터 용량 폭증이 달갑지만 않다. 저장 및 관리 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때문이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은 올 1월 현재 8천여 대의 서버를 운용하고 있으며 매달 수백 대 씩 증설하고 있다. 판도라TV 등 대표적인 동영상 사이트들은 저장장치 구입비와 네트워크 사용료로 매달 수억 원씩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IDC에 따르면 올 한 해 한국의 저장 장치 시장 규모는 1조 414억 원에 이른다.

아직은 저장장치 공급량이 데이터 증가량을 웃돌고 있다. 그러나 워낙 데이터량 증가 속도가 빨라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한 해 161엑사바이트의 데이터가 만들어진 반면 전 세계 저장장치 총 용량은 이보다 많은 185엑사바이트 수준이었다. 그러나 IDC는 "2010년께 저장 공간은 610엑사바이트 수준인데 반해 데이터 규모는 988엑사바이트로 치솟을 것"이라며 "저장공간 문제가 산업계의 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해용기자 kimh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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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용량 단위

디지털 정보의 단위는 비트(bit)에서 시작된다. 1비트는 이진수 체계(0, 1)의 한 자리를 말한다. 8비트가 모이면 1바이트(Byte)가 된다. 바이트는 정보량의 기본 단위. 바이트는 1천24배 기준으로 단위가 바뀐다. 1킬로바이트(KB)는 1천24바이트이고, 1메가바이트(MB)는 1천24KB이다. 작은 단위부터 큰 순서로 정리해 보면 바이트-킬로바이트(KB)-메가바이트(MB)-기가바이트(GB)-테라바이트(TB) 순이 된다.

여기까지는 일반인도 익숙한 단위다. 상위 개념으로는 페타바이트(PB)-엑사바이트(EB)-제타바이트(ZB)-요타바이트(YB)-브론토바이트(BB)가 있다. 브론토바이트를 우리 단위로 환산하면 1237자9400해3928경5380조2748억9912만4224바이트가 된다.

◇ 작은 단위는 어떤것이

아주 작은 단위를 나타내는 용어도 있다. 컴퓨터가 정보를 처리하는 아주 짧은 시간을 나타내는 용어로 '나노'가 많이 쓰인다. 나노는 고대 그리스어 '나노스'(nanos·난쟁이)에서 유래된 말로 10억 분의 1을 뜻한다. 1나노 초(ns 또는 nsec)는 10억 분의 1초다. 메모리 카드나 그래픽 카드는 대부분 8~10ns 이하의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처리한다. 나노보다 작은 단위로는 피코-펨토-아토-젭토-욕토 등이 있다.

LCD모니터의 성능을 따질 때 응답 속도(ms)라는 지표를 많이 활용한다. ms는 밀리 세컨드(milli second)의 준말로, 1천분의 1초를 뜻한다. ms는 액정 화소의 색깔이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검은색에서 흰색으로 변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말한다. LCD모니터의 응답 속도는 낮을수록 좋다. 8ms의 응답속도를 가진 모니터가 있다면 1천분의 8초 만에 액정 화소가 바뀌는 응답 속도를 가졌다는 의미다.

비트(bit) 0.125바이트

바이트(Byte) 1바이트

킬로바이트(KiloByte) 1,024바이트

메가바이트(MegaByte) 1,048,576바이트

기가바이트(GigaByte) 1,073,741,824바이트

테라바이트(TeraByte) 1,099,511,627,776바이트

페타바이트(PetaByte) 1,125,899,906,842,624바이트

엑사바이트(ExaByte) 1,152,921,504,606,846,976바이트

제타바이트(ZettaByte) 1,180,591,620,717,411,303,424바이트

요타바이트(YottaByte) 1,208,925,819,614,629,174,706,176바이트

브론토바이트(BrontoByte) 1,237,940,039,285,380,274,899,124,224바이트

데시(deci)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