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권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과 이재오 최고위원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30일 발표된 당 쇄신안에 대한 입장 정리를 두고 두사람의 조언이 극과 극을 이루고 있기 때문. 쇄신안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정해야 하지만 양측의 냉온 기류가 너무도 달라 섣불리 어느 한쪽 손을 높이 쳐들수 없는 상황인 것.
이 전 시장은 1일 오전까지도 이렇다 할 입장을 못 정했다. 매사에 적극적이었던 이전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 '이명박답지 못하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런 얘기까지 감수하면서 '장고'하는 이유는 그의 결정에 따라 박근혜 전 대표 측과의 전면전이 벌어질 수도 있고 분당까지도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가볍고 빠른 행동보다는 여러가지 의견 수렴을 하는 시간이 어느때보다도 필요한 시기다.
하지만 현재로선 그의 결정에 변수가 될 인물은 두 명의 최측근 인사가 유일하다. 형인 이 부의장은 온건파다. 1일 기자와 전화통화를 통해 "강 대표가 책임을 지고 다시 하겠다고 하니까 한 번 더 기회를 줘야 한다."며 "이 전 시장 측도 이에 적극 협조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반면 이 최고위원은 "선거에 지면 대표는 물러나는 게 당연하다. 그것 때문에 열린우리당은 지도부를 여덟 번이나 바꿨다. 그런데 박 전 대표 측이 감싸려 한다. 당을 바꿔야지 이대로 두면 안 된다."며 강공 기류의 선봉에 섰다.
이 최고위원은 1일 중 사퇴기자회견을 열어 현 지도부를 해체할 계획이었으나 이 부의장 등 온건파들이 지속적으로 설득에 나서고 있어 강행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시장은 이날 오전까지 함구다. 이 부의장 말을 듣자니 현 지도부에 힘을 실어 줄 것 같고, 이 최고위원의 말을 듣자니'분당(分黨)상황'까지 감수해야할 지도 모르는 부담이 있기 때문. 여러가지 복잡한 계산을 하는 그가 '친형'과 '정치적 동반자' 중 누구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지 주목된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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